매일신문

홍콩-광동성과 연계 화남권 발전 축으로

해운재벌 동건화(董建華)씨의 홍콩특구 초대행정장관 선출과 잠정 입법회가 구성되며 내년7월 이후 홍콩을 이끌어갈 행정수반 및 입법부구성은 마무리됐다.

대륙으로의 귀속후 홍콩의 번영을 계속 유지해 나갈수 있을 것인지의 여부는 동당선자의 어깨에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전만 해도 홍콩의 거리 곳곳에 보이던 '입법의회 해산 반대,민주영웅은 영원하다'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는 눈에 띄지 않는다. 홍콩반환을 앞두고 중·영간 정치갈등이 노골화되면서 정치문제로 부각됐었으나 요즘은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미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팽배단계에서 벗어나 역사적 과정을 수용하는 현실적응적 태세로전환되고 있다.

향후 홍콩은 3두체제로 움직여진다. 행정은 동건화행정장관이, 국방은 인민해방군의 유진무(劉振武)소장이, 외교는 아직 임명되지 않았으나 중국외교부 홍콩판사처주임이 행사하게 된다.홍콩의 장래는 중단기적(5~10년)으로 볼때 1국2체제및 고도자치실현의 전망은 양호한 것으로 보고있다. 홍콩에 대한 1국2체제 보장약속 이행은 대만통일의 모델제시, 국제사회에서 중국신뢰와위상제고 측면 및 등소평 이후 강택민체제의 지도력 평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현 중국 지도부의이해와 중국의 대내외 정책에 부합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 우려의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치(法治)에 길들여진 홍콩인들이 인치(人治)의 틀에서 배겨낼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중국관리들의 간섭증대와 중국내 부정부패및 족벌정치등의 폐단이 홍콩에 전파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측면도 있다.

경제도시인 홍콩은 중장기적으로 볼때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낙관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고도성장지속 전망과 함께 중국-홍콩간 동반자적 관계 심화, 특히 중국경제개발의 자금조달 창구역할및 대중국 중계항으로서의 역할이 지속되고 증대될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금융, 교역, 교통센터로서의 역할도 불변할 것으로 본다. 홍콩은 천혜의 양항과 지리적 이점이 있기때문이다.홍콩의 실업인 황세한(黃世漢)은 내년 7월이후의 홍콩경제에 대해 자신감에 차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홍콩의 경제는 지난70~80년대와 같은 고도성장과 번영을 누리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홍콩이 이미 서비스산업위주의 선진형 경제구조로 전환됐고 중국과 경제관계 확대에따라 중국의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치적으로는 민주세력에대한 대대적인 탄압은 없을것으로 전망되나 민주세력의 위축 및 활동제약, 친중계 정치세력의 기반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董당선자의 '홍콩내 공산당설립을 허용할수 있다'는 발언에도 불구, 홍콩주민들의 대다수가 본토에서 은 난민들로 뿌리깊은 반중의식을 감안할때 공산당의 등장이 단기간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역시 특구내에 공산당 조직계획이 없음을 시사했었다.

인권 및 언론자유는 현재 중국의 기본권 법개정등 다소의 문제가 따르고 있다. 영국은 2대 국제인권협약의 홍콩내 시행근거 마련을 위해 91년 기본권법제정후 주로 인권, 언론자유등 분야에서36개법령을 개정했다. 홍콩은 지금까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및 베트남 난민의 피난처였으나 앞으로도 특구정부가 계속 이들에게 정치적 비호권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콩에는 80여명의 중국인 정치적망명자가 체류, 영국정부가 이들의 제3국망명을 추진중에 있다. 언론도중국은 홍콩언론의 대정부비판은 허용하나 독립, 분리등 주장은 단순정보전달이 아닌 행동차원이므로 불허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사법권은 지난 95년6월 중·영간 합의에 따라 특구내 종심법원이 주권이양과 동시 설립된다. 그러나 종심법원은 외교, 국방등 국가행위에 대해 관할권이 없으며 기본법 제158조는 기본법상 중앙정부와 관련 조항에 대한 최종해석은 전인대 상무위가 보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구정부는제한된 분야에서 국제기구가입 및 외국과 협정체결이 가능하지만 기본법상 외교업무는 중앙정부의 소관으로 돼 있어 중국의 영향력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특구외교업무수행을 위해 중국은 2백명규모의 주홍콩외교판사처 설치계획을 추진중이다. 중국인민해방군도 6월30일 자정을 기해 8천명규모의 해방군부대가 劉사령관의 인솔하에 홍콩에 진주하게 된다.

홍콩의 미래에 최대관심사인 금융센터로서의 지위는 경제적·지리적 이점때문에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홍콩은 세계4대금융센터로서 아시아지역의 싱가포르, 도쿄와 경쟁관계에 있지만싱가포르나 도쿄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 중계무역항으로서도 홍콩은 컨테이너 터미널,공항등 사회간접시설이 완비돼 있고 특히 광동성 화남지역은 높은 경제성장에 따라 홍콩을 경유하는 교역품이 매년 10%%이상 증가되고 있다. 홍콩의 유력일간지 성도일보의 하정문(河鼎文)총편집은 홍콩의 미래는 낙관적이고 홍콩의 경제는 비교적 안정돼 있다고 말하며 중국정부가 기본법하에서 홍콩의 자본주의가 계속되도록 허용하길 희망했다.

중국은 21세기 세계최대 소비시장 부각이 예상되며 중국의 개혁, 개방및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추진에 따라 홍콩의 경제적 역할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공동성을 하나의 경제권으로하는 대홍콩시장 탄생은 홍콩을 중심으로한 화남경제권 발전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홍콩과 인접한 주강삼각주지역은 화남경제권내 제조업생산기지로 21세기 세계최대 제조업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홍콩은 미래의 번영이라는 확신에도 불구, 반환과정에서 몇가지 문제점들을 안고있다. 홍콩내에억류중인 1만6천명에 이르는 베트남 난민을 비롯, 8천여명의 외국인 무국적자 처리문제가 있다.또 신이민쿼터에 의해 매일 1백50명이 중국에서 들어오고 있고 불법입국을 포함하면 상당수의 인원이 홍콩에 와 홍콩인들의 일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현지주민들의 불만도 있다.'황금알 낳는 거위' 홍콩은 주권 이양후 번영과 안정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우려의 요인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는 없는게 현실이다.

〈홍콩·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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