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콩 7월1일 중국반환

세계적인 무역·금융중심도시 홍콩은 여전히 활기에 차있다.

구룡의 중심지 짐사초이나 죠단등은 네온사인이 밤늦게까지 번쩍인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일부 계층에 내재돼 있던 미래에 대한 동요나 불안현상은 점차 사라지고 현실수용의 분위기가 확산되고있는 추세다. 심리적 공포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희망찬 미래를 맞이하겠다는 분위기이다.지난 12월11일 실시된 홍콩특구 초대 행정장관 선거에서 해운왕 동건화(董建華·59)씨의 당선과21일로 예정된 잠정입법회의의 구성으로 홍콩은 더욱 안정된 분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홍콩대 아시아문제연구소장 황소륜(黃紹倫)교수는 행정장관 선출과 관련, 선거는 기본적으로 공정했고 선거과정중 3명의 후보는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등 건강하고 발전적으로 치러졌다고 평했다. 임시입법회 문제도 최상의 방법은 아니지만 중·영간 협의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다수의 홍콩인들은 수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과도기 민심안정에는 행정장관에 선출된 동씨의 홍콩 정부관리의 전원유임 권유등도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 포정사(布政司) 진방안생(陳方安生)에 대한 동씨의 당선직후 유임요청이 모두 홍콩주민들의 심리적 안정에 영향을 주는 대목들이다.

이 밖에도 중국관리의 특구파견 지양 및 외국국적소지자의 국적 선택권인 점, 97년 7월이후 영주귀국자의 영주권 인정, 특구 언론의 대정부비판 허용, 민주계 인사와의 대화제의등은 과도기 민심안정에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기 공무원사회의 안정추세는 일부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를 제외하면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공무원의 이직률이 연5%%내외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정청공무원 현지인화의성과로 외국인 공무원의 비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정치적인 면에서 민주계인사를 중심으로중국측의 일정 추진에 대한 비판과 저항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그 정치적 영향력은 제한되어있다. 주민 상당수가 민주계의 반중국 자극적 행동에 부정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아시아컴머셜 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주민의 71.5%%가 민주당이 당론을 변경, 특구 준비구성과정에 참여를 기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었다.

현재 중·영간 주권이양교섭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문제에서 의견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쟁점사항에 대해 상호입장을 인정하는 현실수용적인 자세로 전환되고 있다. 내년 주권이양식장으로 사용될 빅토리아항을 향한 만자(灣仔)의 컨벤션센터 확장공사도 이미 90%%이상공사가 진행되는등 기념식준비가 완벽히 진행되고 있다. 중·영간 주권이양교섭은 영·중공동연락위(JLG)를 중심으로 실무적인 사안이 처리되고 있다. 홍콩특구의 29개 국제기구 가입승인이나홍콩특구의 1백73개 다자조약체결 및 30개 양자협정(투자보장협정 11, 범죄인 인도협정 5, 항공협정 14)체결승인, 97년 이후 프로젝트인 신공항건설 자금조달방안, CT9 건설 합의등이 그것이다.중국반환을 눈앞에 둔 홍콩은 장래문제에 대한 신뢰도 증가와 함께 치안악화등의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홍콩의 범죄건수나 부정부패 사례는 오히려 감소했고 해외이주지식인들도 오히려 돌아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0~94년사이 고학력자의 해외이주는 연평균 6만명에 달했으나 지난 95년은 4만3천명으로 줄었고 외국국적 취득후 귀국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강한 불안으로 캐나다, 호주, 영국등으로 이주했던 일부 계층들이 가족은그곳에 남겨놓고 혼자 들어와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홍콩의 국제적 신뢰도도 변하지 않고 있는게 현지 분위기다. 미·일등 주변 각국 정부및 홍콩진출 외국기업 및 금융기관들도 홍콩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홍콩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97년 7월 이후 최소한 4~5년간은 홍콩의 장래를 낙관하고 있고 최근 5년간 외국기업의 홍콩진출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외국기업의 홍콩내 지역본부및 사무소 설치는 지난 80~89년사이 연평균 33개에서 지난 90~94년사이에는 56개로 증가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기업및 금융기관의 홍콩진출도 증가추세에 있다. 양국간 교역량이 연간 1백15억~1백20억달러를 상회하고 우리나라로 볼때 세계3대 수출흑자지역중 최대국이 홍콩인 점을 감안할때 기업들에게 홍콩은 '황금알을 낳는거위'임에 틀림없다. 7대 종합상사등 5백여개 업체(교포기업 포함)와 은행및 제2금융권등 77개기관이 상주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주재한국무역관 한 관계자는 홍콩반환전인 6월이전까지 우리기업이나금융기관들이 홍콩에서 기반을 닦기 위해 사무소등을 많이 개설했는데 특히 지난해 10, 11월중한국계 금융·증권회사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했다.

현재 홍콩에는 6천9백명의 한국인이 생활하고 있고 한인회와 한인상공회가 구성돼 활동중이다.중국의 보통언어로는 의사소통이 안될 정도의 이질적 요소가 많은 중국과 홍콩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항인치항(港人治港) '고도자치'(高度自治)를 향해 번영의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홍콩·田東珪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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