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막연하고 환상적인 단어로 인식된 재즈가 범람하고 있다.
재즈풍이라는 선전문구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고 재즈룩, 재즈패션, 재즈 바, 재즈 카페, 재즈 비스트로라는 간판을 건 가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음악용어에서 출발했지만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재즈'는 멋있는 단어, 혹은 첨단 유행을 나타내는 단어로 탈바꿈한 것이다.
과거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즐기던 음악인 '재즈'는 94년 중반 TV드라마였던 '사랑을 그대품안에'에서 주연인 차인표가 색스폰을 연주한 것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통 주류의 재즈보다는 팝 아티스트에 가까운 색스폰주자 케니 지와 데이비드 샌본, 발라드곡을많이 연주한 쳇 베이커등이 급격하게 각광을 받았고 맥코이 타이너나 칙 코리아, 윈튼 마살리스등 흥행성이 없을 정도의 정통재즈를 지향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의 국내공연이 이뤄질 정도로 붐을 이뤘다.
대구의 경우 재즈의 바람은 일찍 불었다.
83년쯤 유일한 재즈밴드인 '다운 비트'가 활동을 시작했고 재즈와 록만을 고집한 전문 카페 '휘모리'가 이해 문을 열어 불을 댕겼다. 대구 최초 재즈카페였던 '휘모리'는 최고급 오디오와 프로젝션 TV사용등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1년여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고 말았다. 당시 주인이었던조행선씨(엔젤 스튜디오 대표)는 "음악을 너무 고집해 경영에 한계가 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다운 비트'는 수차례 단원교체를 거쳐 현재까지 10여회의 연주회를 가졌으며 서울 팀과 교류연주회를 계획하는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다.
재즈 카페는 '휘모리'이후 전무했지만 80년대 후반 정통 재즈를 고집한 '올드 뉴'라는 카페를 시작으로 현재는 40여개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올드 뉴'는 재즈를 즐기려는팬들의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켰고 카페를 중심으로 대구재즈모임이 탄생돼 50여회의 재즈감상회를 개최하는등 재즈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 결과 재즈 카페도 크게 늘어났지만 실제로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은 많지가 않은 편이다. 특히 많은 카페들이 TV드라마 이후인 94년이후에 생겨 그저 멋스러움으로 재즈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40여개의 업소중 나름대로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은 10개도 되지 않는다.
그중 '올드 뉴'와 '올레'를 거친 '올드 블루'(박재수, 427-8927)와 '올 댓 재즈'(최영수, 424-1906)가 대표적이다. 색서폰주자 이정식이나 타악기 주자 강대환, 보컬리스트 박성연, 피아니스트 신관웅등이 대구에서 자주 공연을 갖는 장소이며 1천여장 이상의 음반을 보유하고 있다.최근 문을 연 '비즈니스'(도성길, 761-6633)는 다운비트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대형 재즈 카페이며 '에마농'(문동준, 428-0257), '제제벧'(박재주, 784-5222), '마초 블루스'(신원정, 421-8103), '컬트'(김홍철, 427-1828), '꼬뮨타운홀'(황현식, 426-9931), '루이스'(425-6063)등에서도 정통 재즈는 아니지만 가끔씩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재즈 카페의 한계는 재즈만으로는 경영이 되지 않는다는 것. 막연히 재즈라는 단어에는 이끌리지만 재즈만을 고집했을 경우 손님들이 싫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재즈와 팝, 영화음악, 대중가요를 섞어가면서 선곡하고 재즈도 정통재즈보다는 발라드 위주로 선곡해 음악을 틀고 있다.
재즈 뮤지션 조현태씨는 "재즈는 환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음악"이라고 전제하면서 "재즈음악만을고집한다는 것은 경영측면에서는 어리석은 짓이며 많은 재즈 카페들이 이름만 재즈인 것이 이를반영한다"고 말한다.〈鄭知和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