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방송사 '고무줄 드라마' 여전

'시청률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려운 마약과도 같은 것일까'

시청률이 높고 낮음에 따라 걸핏하면 조기종영과 연장방송을 밥먹듯이 일삼던 방송사의 고질병이새해들어서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MBC가 시청률이 나쁘다는 이유로 방송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일일드라마'서울 하늘 아래'를 가차없이 중도하차시키고 지난 6일부터 새로 '욕망'을 내보내고 있는데 이어 KBS와 SBS가 잇따라시청률이 좋은 드라마를 애초 계획했던 분량보다 더 늘리겠다고 나섰기 때문.

KBS는 2TV 주말드라마'첫사랑'과 함께 KBS프로그램의 전반적인 호황을 이끌고있는 견인차중의하나인 1TV 일일드라마 '사랑할때까지'를 애초 지난 연말에 끝내려다 2월말까지 연장방송할 계획이다.

또 SBS의 경우 원래 36부작으로 기획됐던 창사6주년 특집사극'임꺽정'이 돌풍을 몰며 인기를 끌자 이를 44부작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송3사의 고무줄 편성은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 지난해 이미 수차례 써먹은 수법이다.

다만 시청률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MBC가 주말연속극'동기간'에 이어 그 후속드라마인'가슴을 열어라'까지 조기종영시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반면, 공영방송 KBS는 시중에 화제를 뿌렸던 주말드라마'목욕탕집 남자들'을 두번에 걸쳐 연장하는 편법을 동원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까.이밖에도 방송사의 시청률 지상주의로 희생된 드라마들은 숱하게 많다.

SBS가 일요아침드라마'오장군'를 시작하자 마자 막을 내렸고, 그 잘나가는 KBS도 미니시리즈 '슈팅'을 비롯해 '원지동 블루스', 아침드라마 '파리 공원의 아침' 등을 헌신짝처럼 팽개쳤다.정도의 차이는 있을 망정 방송3사가 모두 너나할 것없이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편의주의적 방식을 통해 시청자와의 약속을 휴지버리듯 저버리는 행위를 마다하지않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진 시청률 경쟁때문임은 두말할 나위없다.

이에 따라 방송가 안팎에서는 시청자의 이해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이런 방송사들의 무분별한편성정책이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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