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프로기사 상금 "부익부 빈익빈"

국내 일부 고수급 프로기사들의 지난해 상금수입이 95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반면 절대다수의 프로기사들은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수입을 건진데 그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기원의 최종집계에 따르면 이창호 9단은 지난해에 6억4천4백40여만원을 벌어들여 95년에 이어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이 9단의 이같은 상금액수는 95년에 비해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또 2위를 차지한 유창혁 9단은 5억5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3위인 조훈현 9단보다 3억2천만원 가량더 많았다. 조 9단 역시 지난해에 2억2천2백40여만원의 상금을 벌어들여 95년보다 4천만원 가까운 증가를 보였으나 랭킹에서는 유 9단에 밀렸다.

4위는 양재호 9단으로 9천5백만원을 건졌고, 최규병 8단은 6천1백만원으로 5위에 랭크됐다. 95년4위였던 서봉수 9단은 5천4백여만원으로 상금이 전년보다 1천6백만원이 줄면서 6위로 처졌으며 7위는 지난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최명훈 5단(4천8백여만원)이 차지했다.

이밖에 서능욱 9단은 3천4백만원으로 2년 연속 8위에 랭크됐고 신예기사로 욱일승천하는 기세를보이고 있는 목진석 3단(3천만원)과 김승준 5단이 3천만원으로 각각 9위와 10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상금랭킹 10위권에 진입했다. 참고로 95년에 10위였던 김수장 9단의 상금은 1천8백만원에 불과했다.

기사들의 지난해 상금이 9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은 국제기전이 잇따라 창설된 데다 국내기전료가 인상되기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바둑전문 채널인 바둑TV의 개국도 일부이기는 하나 프로기사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상위권 기사와 하위권 기사의 수입격차는 더욱 벌어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다.95년의 경우 1위와 10위의 격차가 3억8백만원 가량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억1천4백여만원이었다.또 한국바둑의 트로이카인 이창호·유창혁·조훈현 9단만 지난 한해도 수억대의 고수입을 올렸을뿐 나머지 기사들은 여전히 1억 고지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특히 한국기원 소속기사 1백40여명 가운데 연간 수백만원의 수입에 만족해야 하는 기사들이 절대다수라는 사실은 바둑계에서 부의 부정적인 측면이 뿌리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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