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장인들 살아남기 몸부림

정리해고제와 변형근로제를 도입한 새 노동법이 오는 3월 시행될 것으로 보이자 사무직 직장인들마저 불안감이 확산돼 컴퓨터·업무 과외 등을 통해 직장에서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벌써부터늘고 있다.

특히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했거나 승진 연령 초과,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에 놓인 30~40대직장인일수록 해고불안을 느낀 나머지 전업(轉業) 대책에 나서는 등 직장분위기가 삭막해지고 있다는 것. 부서별 회의에서도 입다물고 지내던 초급 간부들이 아이디어성 발언 등으로 상급자 '눈도장 찍기'에 신경쓰는 등 근무태도의 변화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내 공단지역의 한 회사 총무부서의 강모차장(43)은 최근 노조파업사태 이후 창녕, 고령, 성주 등지를 다니며 목축업 장소 물색에 바쁘다. 회사가 감량경영에 나설 것이 분명한데다 노동법이 바뀌어 정리해고제가 실시되면 사무직인 자신에게도 '칼'이 날라올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비교적 안정적 직업으로 꼽혔던 은행원들도 금융통폐합 정책발표로 앞날이 불투명해지자 장사경험이 부족해도 개업하기 쉬운 체인점 등 부업소식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40대 초반의 한은행원은 "특히 정리해고는 명퇴처럼 퇴직에 따른 거액의 특별보상금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어서더욱 불안하다"고 했다.

이처럼 사무·관리직들은 뚜렷한 기술마저 없어 직장 옮기기가 쉽지 않은데다, 대부분 비노조원이어서 파업참여는 커녕 회사측 눈치보기에도 바빠 무력감이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노조가 없는 회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걱정이 더 크다. 주택회사에 다니는 김모계장(33)은"30~40대인 대리-과장급 선배들 상당수가 전업에 대비 비디오가게나 식당등 부업거리를 찾느라귀동냥에 들떠있다"면서 "노조가 있는 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부럽다"고 말했다.자기계발로 경쟁에서 이기려는 사람들도 많다. 달성공단의 상신브레이크가 올해 개설한 컴퓨터교육엔 사무직 2백명중 1백50명이 신청했다. 또 대구은행 인재양성원이 개설한 선물옵션-부실채권관리등 선진 금융기법 연수에 직원 3천5백명중 2백50명이 스스로 신청, 새벽은 물론 밤늦게 까지공부하고 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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