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이제 愛國的 大妥協을

이홍구(李洪九)신한국당 대표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그동안 강경일변도로 치닫던 정부 여당이 대화의 물꼬를 튼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대표는 회견을 통해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긴 했지만 안기부법과 노동법의 변칙 통과에 대해분명한 대(對)국민 사과를 함으로써 앞으로 여와 야, 노동계가 대화를 할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 할만하다.

그러나 영수회담을 거부해온 여당이 한발 물러나 사태수습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세를 보인데 비해 야권이 즉각적으로 대화제의를 거부한 것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의회민주주의가 자리잡은 나라에서 정치지도자들이 대화제의를 거부하고 파업을 지지 하는 자세를 고집한다는것은 그 저의가 어디 있든간에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다.

돌이켜 보면 야권은 노동법 개정을 둘러싼 지금과 같은 파국에 대해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할수 있다.

어느일면 여당의 변칙 통과를 유발한 측면이 없지 않았고 그나마 통과후 보름 이상을 대안 제시없이 엉거주춤한 상태로 사태만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그것은 어찌보면 선거와 관련한 계산으로 전경련(全經聯)인가, 근로자인가의 선택을 저울질 하려는 기회주의적 정치꾼의 모습이지 나라를 걱정하는 정치 지도자의 우국(憂國)적 자세는 아닌 것으로 국민의 눈에 비쳐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제도권의 정당인 야당이 새삼스레파업지지 선언을 한 것을 보면서 당리적 계산으로 '근로자의 최후 수단'인 파업에 편승하는 정치인의 집권욕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것 같아 실망이 크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현 시점에서 민심이 여당을 이반(離反)했다고 보고 계속 몰아붙여 유리한 대선 고지를 선점하려는 당리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안하더라도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구국의 결단을내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믿어진다.

한발자국 물러서서 이성을 갖고 필요하다면 3당3역의 대화라도 받아들일수 있는 '열린 마음'을갖길 바란다. 여당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대화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노동법의 재개정과 법시행령의 유보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우리가 받아들일것을 촉구한 영수회담개최도 고려할수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대화분위기를 성숙시켜야 할 것이다.

노동계 또한 이만하면 파업의 목적을 최소한 달성한만큼 앞으로의 일은 여야간의 대화에 맡기고일터로 돌아가는 것이 온당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우리 상황은 어느 쪽도 완승(完勝)해서도 완패(完敗)해서도 안될 처지다. 여당이 참패해도통치력 누수로 경제가 결딴나고 사회가 흔들리게 된다.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여·야·노동 모두가 한발 물러서서 대화로 갈등의 매듭을 풀어나갈 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