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색정국 與野 대화 전망

얼어붙은 정국이 과연 풀릴것인가. 전망이 불투명하다. 다만 신한국당 이홍구대표의 여야중진회담제의를 계기로 정국 해법의 공을 넘겨 받은 정치권이 뭔가 실타래를 풀려는 동작을 취하고 있는모습은 어려풋이나마 존재하고 있다는게 사실이다.

여당은 이번 사태를 정치권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굳히면서 본격적인대야접촉에 나섰다. 아직 야당은 여야영수회담 추진과 노동관계법 재개정의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지만 내부 일각에서는 협상론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여권의 기류변화는 김영삼대통령의 상황인식에서 다소 찾을 수 있다. 김대통령은 17일 이홍구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이대표가 제시한 내용을 추진,가급적 내주부터라도 여야간 대화가 시작됐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했다. 오후에는 김수환추기경과 단독요담했다. 회동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김대통령이 정국의 핵심사안인 노동법의 재개정으로 나아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단정할 대목은 아직 발견하기 힘들다.

김대통령은 이대표에게는 노동법 개정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할 것을 주문했고김추기경과는 면담에서도 그의 얘기만 경청했을 뿐 별다른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홍구대표도 17일 노동법 재개정의 불가를 다시 확인했다.

어쨌든 여당은 야당의 시큰둥한 반응속에서도 외롭게 정치권 대화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부르짖고있다. 다만 야당이 대안을 갖고 나올 경우 재개정 불가에 가변성이있음을 암시,대화와 협상의 문을 완전 닫지는 않는 듯하다.

그러나 아직 야당은 여당의 대화 제의에 좀처럼 응하지 않고 있다. 여야영수회담과 노동법 재개정약속이 없는 한 여야대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하고있다. 자민련의 이정무총무는18일 "요식적인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법원의 날치기 위헌제청이 잇달아 조금만 더 공세를 취하면 여권이 굴복할것이란 자심감도깔려 있다. 그래서 야당은 이의 관철을 위해서 18일부터 1천만서명운동 등 장외투쟁을 벌여 나가는 압박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이 장외투쟁에만 매달릴 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대화와 타협을 해야한다는 요구들이거세기 때문이다. 야당도 현재 고민에 빠져있다.

신한국당의 서청원원내총무가 17일 고위당직자회의 보고에서 "야당내 상당한 이견과 갈등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 데서 이를 잘 읽을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한국당,국민회의,자민련등 여야3당의 원내총무들은 16일에 이어17일에도 전화접촉을 가졌으나 서로의 팽팽한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여야간의 대화시작 여부는 파업사태 상황, 21일 국민회의김대중총재의 신년기자회견,야당의장외투쟁이 변수로 작용해 내주쯤 판가름날 것으로 추측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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