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과 신무림의 주식매각으로 촉발된 '대구종금사태'는 태일측의 주식공개매수와 '우리사주'물밑매입접촉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태일의 주식공개매수는 예상된 수순이나 직원들이 보유하고있는 우리사주를 '주공략'대상으로 삼은것은 어쩌면 뜻밖의 공세로 볼수있다.
전체주식의 32%%를 5백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들여 매입하는등 대구종금 M&A에 착수했던 태일측은 M&A정보가 중도에 언론에 알려져 물의를 빚자 일단 주식 추가매입을 중단했었다.그러나 지난연말 갑을의 동양투신 우리사주 편법매입에 힌트를 얻었다는듯 이번에는 우리사주매입에 적극성을 보이고있다.
태일측의 속셈은 우리사주 4·36%%의 매입에 성공하면 '경영권지키기협의회'에 참여하고있는 기타주주들의 단합이 흔들려 쉽게 주식의 과반수를 매입할수있다는것.
현재 태일의 지분은 32%%로 알려지고있다. 여기에 우리사주 4·36%%를 일괄매입하고 공개매수를 통해 15%%를 보태면 51·36%%의 지분을 확보하게돼 경영권장악이 가능해진다고 판단하고있다.
그러나 우리사주는 법적으로 7년간 매매가 금지돼 있는 지분인데다 직원들을 대표하는 김기영노조위원장이 대주주들이 단합해 경영권이 태일측에 넘어가지않는다는 보장만 되면 주식을 매각하지않겠다는 의사를 보여 일괄매입이 태일측의 의도대로 이뤄질지는 알수없다.
또 대구종금 대리급이상 간부직원들은 지난 18일 긴급모임을 갖고 태일측에 주식을 매각않기로결의했다.
공개매수도 태일측의 의도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는 이미 태일의 경영권장악을 어떻게해서든 저지하겠다는 의사를 일관되게 밝혀온 화성산업(지분 17·98%%)이 역공개매수착수 여부를오는 29일까지 최종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경우 지역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화성측에 우선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 대구종금관계자에 따르면 주식을 계속 보유하겠다고 천명한 지역기업들의 지분이 53%%에 이르고 여기에 경영권수호 동참의사를 밝힌 지분 2·2%%의 코오롱과 현경영진이 의결권을 행사할수 있는 증안기금 지분 4·7%%등을 합하면 경영권방어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대구종금사태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태일측의 물밑공작에 일부기업이 넘어갈경우 예상밖의 결과도 배제할수 없다. 만약 경제계의 단합이 깨져 경영권수호가무위로 돌아가면 지역경제계의 반목과 분열은물론 허탈감등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대구종금사태는 지난해 9월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인 갑을과 신무림이 28%%의 소유지분을 역외기업인 태일정밀에 전격 매각함으로써 비롯됐다. 이와관련 시민들은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경제계가 힘을 모아 설립한 지역금융기관 경영권을 외지업체에 넘겨준다는것은 '지역 배신행위'일뿐아니라 기업윤리상으로도 있을수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대구시도 경제계와 힘을 모아경영권 수호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池國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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