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곤한 잠을 청할 18일 밤 11시 30분. 대구시 북구 복현동 정덕궁전빌라에는 건물이 흔들리고 '우르르'하는 굉음이 울렸다.
가동 501호에 사는 서용봉씨(60)는 아들 성원씨(26)가 '지진'이라며 소리치자 잠자리를 뛰쳐나와파자마 차림으로 베란다로 갔다.
"무엇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휘익'하는 소리와 함께 주차 중이던 차량 3~4대가 오피스텔 외벽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큰일났다' 싶어 차라도 빼려고 맨발로 주차장으로 달렸습니다"그러나 서씨는 다급한 나머지 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자신의 무쏘 승용차도 지하 7층 건물 담벽으로 빨려 들어갔다. 만일 서씨가 승용차에 올라탔더라면 상상할 수 없는일이 벌어질 뻔했다.
가족들을 깨웠다. 부인과 딸이 놀라 급히 집을 빠져나갔다. 서씨는 '혹시 건물이 무너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빌라 계단마다 설치된 비상벨을 눌렀다.
단잠에 빠져있던 입주민들은 요란한 비상벨 소리에도 기척을 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서씨는 '건물이 무너진다'며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서씨의 고함소리에 놀란 인근상가 주민들이 나와 집집마다 인터폰을 눌러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뒤늦게 위험을 알게 된 주민들은 잠옷차림으로 빌라를 빠져나왔다. 그순간 나동301호 조한구씨(52)는 자신의 크레도스 승용차가 사라진 것을 보고 "우리 아들이 없어졌다"며 소스라쳤다. 조씨가족들과 주민들은 혹시 아들이 차를 주차하다 땅속으로 빨려 들어갔을지 모른다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사고 10분 뒤 박씨 아들이 동네 슈퍼마켓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주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그제서야 주민들은 부근 무영장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어 황급히 달려온 시공회사, 감리단,북구청 공무원들에게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한밤중에 일어난 20여분의 날벼락은 이렇게 끝났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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