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성당 제2의 명동성당으로

대구 계산성당이 서울의 명동성당에 이어 제2의 노동자 피난처가 됐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본부장 김명환) 지도부는 18일 오후 노동법철폐를 위한 제2차 국민대회 이후가두행진을 하다 갑자기 대구시 중구 계산2가 계산성당으로 들어갔다. 이번주부터 투쟁강도를 낮춰 장기전에 들어간 민노총이 투쟁거점으로 계산성당을 선택한 것.

극비리에 농성장소를 물색한 민노총 지도부는 계산성당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땅한 피난처를 찾지 못한 민노총 지도부는 무작정 계산성당으로 들어갔다. 성당이 생긴이래 처음 맞는 상황인 탓에 계산성당측은 처음엔 "이문희대주교가 외유중이라 노동자들을 받아들일 수 없다" 며 난색을 표했으나 "일단 들어왔으니 어떻게 하겠느냐"며 "약자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감싸는 것이 우리의 도리"라고 결국 받아들였다.

민노총 지도부가 제4단계 총파업에 들어갈 2월18일까지 계산성당에서 계속 농성하게 될지는 미지수. 계산성당 박병원 주임신부는 이택천 대구지방경찰청장에게 "농성하는 노동자를 물리적으로몰아내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이 민노총 대구지부지도부 검거를 위해 성당에 들어가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계산성당이 노동자들의 소도(蘇塗), '대구의 명동성당'으로 등장하면서 지역의 노동운동이 향후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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