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복현동 골든프라자-또 도진 '안전불감증'

18일 밤 발생한 골든프라자 지하벽 붕괴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공사부실 건망증이 만연하고 있음을 경고하는 사고였다. 삼풍백화점 사고, 성수대교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랐는데도 고속철도-서울지하철 등에서 부실이 계속 불거지고 이번엔 대구에서 무려 24층이나 되는 건물의 안전성을근본적으로 회의케 하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골든프라자 사건과 관련, 감리자와 이웃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사고 위험을 감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를 맡은 (주)반도종합건축사사무소 감리 이상조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하벽에 누수가심했다"며 "시공회사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서광산업은 방수제만 벽에 주입하는 등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않아 작업 후에도 누수현상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주)서광산업은 감리자의 지하벽면 누수현상 지적에 따라 계속 방수공사를 해왔으며 지난달말 작업을 마무리지었으나 한달도 되지않아 사고가 났다.

붕괴 사고로 대피한 연립주택 주민들 역시 "이미 몇해 전부터 지반이 붕괴되는 등 말썽이 끊이지않아 불안했다"고 입을 모았다. 제연자씨(55·여)는 "지난해부터 연립주택과 오피스텔 사이에있는 주차장이 눈에 띌 정도로 푹 꺼졌고 담벽도 기울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시공사측은 공사가 끝나야 수리할 수 있다며 지금껏 방치해 왔다"고 비난했다.

또 주민들은 시공사가 최근에도 트럭을 동원해 대량으로 흙을 퍼냈으며 이런 정황으로 미뤄 뒤늦게 벽면 보수공사를 하다가 벌어진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관할 북구청은 감리자가 지하벽 누수현상을 여러 차례 알려 줬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구청 실무자는 사고가 난 뒤에야 감리자를 불러 건물 도면을 요구하는 등 뒤늦게현황 파악에 허둥댔다.

이에대해 대구시 건축사협회 오인준 전회장은 "수압-토압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제대로 시공됐다면 지하층 벽은 절대 무너질 수 없다"고 지적, "한동안 숙졌던 건설현장안전 불감증이 되살아난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역 한 중견 건설업체 간부는 "공사비 절감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어서 정부의 부실시공 방지 대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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