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게를 빛낸 대구여성 디자이너 문선주씨

지난 95년 12월 세계 패션계는 '한국 충격, 동양의 신비'에 휩싸였다.

대구 출신의 30대 젊은 디자이너가 43년 전통의 이태리 패션 명문 미소니사의 수석 디자이너로스카우트돼 전세계를 놀라게했던 것이다. 세계적인 패션잡지들은 연일 그를 70년대 미소니사의영화를 재창조할 인물로 크게 부각시켰다.

문선주.

65년 12월 대구생, 파리 에스모드 패션학교를 졸업하고 87년부터 파리 요크 앤드 콜회사에 재직하면서 여성복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첫발을 내디딘 문씨가 미소니사의 수석디자이너로전세계의 이목을 끌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8년.

타고난 예술적 재능과 과감한 창조성, 그리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대구사람 특유의 끈기를 바탕으로 세계 패션계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7월 대구를 방문했을 때 서문시장에서 갓을 구입하고 대구음식을 맛보며 정말 즐거웠습니다"

어릴때 아버지 문동석씨(호주 문선그룹 회장)를 따라 대구를 떠나 시드니 라븐즈우드 여고를 졸업한 문씨는 파리의 패션명문 에스모드에서 현대적인 의미의 패션문화를 배웠다.그러나 그는 육감으로 디자인한다. 그저 감으로 일해도 패션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지 정확히 알아맞춘다. 그만큼 실력이 쌓였다는 증거이다.과감한 레인보우 칼라, 지그재그패턴, 환상적인 카펫코트 등으로 세계 의상계를 강타했던 그는97~98 추동복을 컬렉션하고 있다.

"패션은 늘 변화하는 것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요구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기호"라는그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미소니사의 수석디자이너로 일하게 돼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라고 말한다.

"당장 미소니사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1~2년 뒤에는 패션하우스를 건립, 전세계여성들을 상대로 개인 컬렉션을 시작할 것"이라는 문씨는 패션하우스의 장소는 12년동안 살아온파리가 될 것이라고 밝힌다.

늘 여성은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여성복은 어떠해야 할까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그는 디자이너의 세계를 꿈꾸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신념을 갖고 자기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취미, 스타일, 삶에 충실하면 꿈은 이뤄진다는 그는 패션계의 동향 뿐 아니라 예술 문화분야에도 관심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구에서 태어나 청소년기를 호주에서 보내고 세계 패션의 심장부인 파리에서 12년간 생활했으며영국인을 남편으로 맞은 문씨는 국제적인 경험을 고루 갖고 있으며 서양문화와 동양문화를 두루이해하고 있다.

"제가 태어난 대구, 한국과 끊임없이 접촉하는 일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그는언젠가 한국패션업계의 디자인컨설턴트로 일할 포부를 갖고 있다. 동양과 서양을 잇는 가교역할을 누구보다 잘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펴보이는 문씨가 파리에서 개발된 패션기법을 한국 패션업계에 전수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지 않을까.

한국의 패션업계들이 서양 패션과 스타일을 모방만 해서는 안된다는 그는 서양의 패션기법을 응용, 한국문화의 정수를 드러내는 독창적인 한국식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으며, 이런 패션산업은한국의 문화를 더욱 살찌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한살위인 문씨의 언니 은주씨 역시 호주의 영화.TV학교를 거쳐 시드니에서 영화제작 감독일을맡고 있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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