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계 U대회 개최국 위신 살린다

97무주·전주동계U대회 한국선수단은 종합순위 2~3위권을 공식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내심 종합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5년 스페인 하카대회에서 금6, 은4, 동4개로 러시아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던 한국이 대회개최국으로서 종합우승을 노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0일간 열리는 97동계U대회는 알파인스키, 노르딕스키,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스케이팅, 아이스하키, 바이애슬론, 스피드스케이팅 등 7개 종목 53개 세부종목에서모두 2백85개의 금·은·동 메달을 두고 자웅을겨룬다. 이가운데 한국이 바라는 목표는 금메달7~8개.

최대의 '금맥'은 단연 쇼트트랙. 채지훈과 전이경(이상 연세대) 그리고 향토출신 김소희(계명대)가한국선수단을 종합우승으로 이끌 견인차로 지목된다.

94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2관왕 채지훈은 95세계선수권 3관왕, 95동계U대회 4관왕, 96동계아시안게임 3관왕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쇼트트랙 최고의 '월드스타'로 군림하고 있다. 채지훈은이번 97동계U대회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 가능한 한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다고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다.

세계선수권 2연패의 주인공 전이경 역시 한국선수단에 '노다지'를 선사할 보배로 꼽힌다. 향토출신 김소희는 최근 부상에 따른 부진에도 불구, 95하카동계U대회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난해 11월 허리부상이 재발한 채지훈이 아직 최상의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있고 국가대표 5명이 포진한 중국이 전이경을 압박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쇼트트랙 이외의 종목에서는 이규혁(고려대·스피드스케이팅)과 박병철(단국대·스키'크로스컨트리')의 메달권 진입이 기대된다.

이규혁은 지난해 12월 전주에서 개최된 월드컵대회 10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선전을 펼쳤다.크로스컨트리 10㎞가 주종목인 박병철은 95하카대회에서 4위에 오른 적이 있어 이번에는 반드시'귀중한 메달'을 선물할 것이라고 스키 관계자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한국은 지난 68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제5회동계U대회에 처녀출전, 꾸준히 경기력을향상시키며 세계정상에 접근해왔다. 72년 제7회 레이크플래시드대회(미국)때는 5명이 참가,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전선옥(금1, 은1)과 최중희(은1, 동1)의 선전에 힘입어 종합순위 7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이후의 한국동계스포츠는 깊은 동면에 빠져 4개 대회에 걸쳐 17년간 노메달의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한국동계스포츠는 89년 제13회 불가리아 소피아대회에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이 신설되면서 찬란한부활의 용틀임을 시작했다. 김기훈은 쇼트트랙 1000m와 3000m, 5000m계주에서 3관왕에 오르며세계빙상계에 돌풍을 일으켰고 한국은 단번에 종합 4위로 뛰어올랐다.

쇼트트랙은 한국을 위한 '잔칫상'이나 다름이 없었다. 91년 제14회 삿포로대회때 김기훈은 개인종목을 모조리 독식하며 4관왕의 위업을 달성했고 93년 제15회 자코파네대회와 지난번 하카대회에서도 한국의 쇼트트랙 초강세는 지칠줄 몰랐다.

김기훈의 뒤를 이은 이준호는 자코파네에서 4관왕에 올랐고 한국은 이 대회에서 쇼트트랙 전종목석권이라는 '신화'를 창조했다.

하지만 한국동계스포츠의 취약성은 여전히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스키·아이스하키·피겨·바이애슬론 등은 메달권 진입은 고사하고 하위권 탈출이라는 기초과제를 끌어안고 있다.

스포츠계 관계자들은 "쇼트트랙에 편중된 메달만으로는 종합우승이 힘겨울 뿐만아니라 동계U대회 개최국의 위신에도 문제가 있다"며 한국동계스포츠의 미래를 걱정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