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한 철이지만 예술은 길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요즘, 대구지역 각 대학 부설 교육원은 세련되진 못했으나 소담스런, 예술을 향한 훈훈한 열정으로 때아닌 봄기운을 맞고 있다.
경제생활의 여유로움만큼이나 증가돼온 도시인들의 정신적 공허감과 문화예술에 대한 기근 현상이 사회인을 대상으로 한 지역 대학들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설과 맞물리면서 최근 3~4년새부설 교육원의 미술강좌는 붐을 이루고 있다.
21일 오후3시 대구대(경산캠퍼스) 사회교육원(원장 서동욱).
미술교육부의 도자공예, 동양화, 유화반 강의실엔 방학중임에도 불구, 삼삼오오 모인 30여명의 수강생들이 저마다의 심상을 캔버스와 한지, 혹은 도자기에 옮기느라 붓놀림과 손놀림이 분주했다.
주부 이정임씨(42.경북 왜관읍 오리)는 "도자기를 빚다보면 의외로 정신집중과 건강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곤 한다"며 화병을 빚다 말고 도예 예찬론을 펼쳐보인다.현재 지역에서 사회교육원이나 평생교육원에 미술관련 강좌를 개설중인 대학은 대구대와 계명대, 영남대등 3곳.
지난 93년 3월 미술교육부를 신설한 대구대의 경우 도자공예를 비롯, 동양화, 수채화, 소묘, 유화,사진등 9개 미술 실기강좌(1년 과정)를 개설중이다. 타대학에 비해 강좌 분야가 다양한데다 매년1회씩의 졸업작품전과 함께 희망자에 한해 동.하계 두차례 9박10일간의 유럽 미술.박물관 연수도 열고 있어 호응이 높은 편.
지난해의 경우 모두 3백50여명이 강좌에 참여했다. 이중 30%% 정도는 4년이상 계속 참가하고있는 고참 수강생들. 9할 가량이 주부들이지만 자영업자나 교수, 정년퇴직자들도 섞여 있으며 구미나 경남 울산 등지에서도 실습강의를 들으러 찾아온다는 귀띔.
동양화 실기를 맡고 있는 대구대 미대 김인숙 교수는 "드물긴 하지만 수강생중 일부는 전문대나대학원에 진학, 미술공부를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며 "미술강좌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스스로도 몰랐던 사회인들의 예술적 잠재능력을 일깨워주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94년 문을 연 계명대(대명동 캠퍼스) 사회교육원(원장 박노열) 예술교육부의 미술강좌는 동양화, 서양화, 서예, 아동미술등 모두 4개 분야. 전공 과정 기간중이나 방학중 언제나 실습실이개방돼 있는데다 교통편이 좋고 별도의 실습비가 들지않아 개설 강좌수가 적은데도 매년 1백50여명의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
95년부터 전주대 사회교육원과 정기 교류전을 갖고 있으며 매년 수강생들의 작품전인 계원전(啓院展)을 개최하고 있다. 오는 28일부터 계명대 대명동캠퍼스 중앙도서관 전시실에서 3번째 전시를 갖는다.
영남대는 평생교육원(원장 송병순)에 미술아카데미 과정을 두고 있다. 개설강좌는 유화로 94년 3월에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60여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최근 신축한 전문대학원 건물에 전용 강의실을 확보하고 소질, 취미, 학습속도에 따라 수강생이 스스로 수업연한을 정할 수 있도록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돋보인다.
오는 3월부터 교양과정인 '서양미술의 이해와 감상'및 전문과정인 '염직공예'를 신설 운영하며 9월에는 민속공예 강좌를 새로 마련한다.
배움에의 길은 언제나 열려있다. 겨우내 삶에 지쳐 움츠린 심신을 추스르고 다가올 새 봄엔 예술의 향취에 흠뻑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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