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또 家族歸順, 대책 급하다

북한의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다.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과 희망없는 삶은 이른바 중산층인, 요양시설과 대학의 과장급이자 김일성의 처 김성애의 친동생인 김성갑과 사돈관계인 인사들까지 탈북으로 내몰고 있다.

북한을 탈출한 두가족 8명이 10개월가량 중국대륙을 떠돈후 조각배를 타고 서해를 표류하다 무인도에서 구조되어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것은 정말 한편의 드라마였다.

지난해 12월9일 김경호씨 일가 17명이 북한탈출 44일만에 홍콩을 거쳐 한국으로 귀순했을때 가족단위의 대탈출은 예고되어 있었으나 우리 정부나 해외공관은 탈북사태에 대비한 적절한 조치를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 해외공관은 탈북자의 망명요청 및 귀순신호를 보내와도 아예 무시하거나 사안에 따라 그들이 북한내 VIP이거나 정보를 가진 요원일 경우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등탈북자에 대한 인권을 소홀히 하고 있다.

가족단위의 탈북은 지난 87년 2월 '따뜻한 남쪽나라' 를 향해 힘차게 노를 저었던 김만철씨 일가로부터 출발한다. 그후 여만철씨 일행 4명과 현대그룹 정주영회장의 친척인 정순영씨 일가 3명등모두 아홉가족에 달한다. 이들 탈북가족들은 처음엔 선박등을 이용한 해상탈출을 시도했지만 요즘은 중국과의 국경인 두만강을 건너 홍콩·마카오등을 제3국경유지로 하여 망명또는 귀순하게된다.

그러나 최근 김경호씨 가족 17명의 탈출경로가 소상히 보도되자 북한은 국경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탈북자 수색조를 중국에 들여 보내 샅샅이 뒤지는 통에 탈북사태는 현저히 줄어들었다.또 중국은 북한의 탈북자들을 방치할 경우 북한의 경제와 식량사정이 더 나빠져 국가몰락의 위기로 치닫게 되면 마을단위 이상의 탈북사태를 수용해야 할지 모른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어쩌면 닥칠지 모르는 미래의 현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탈북자들을 발견하는 대로 북한공안원에 넘겨주고 있다.

지금 중국을 떠돌고 있는 탈북자들은 수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중국이나 북한은 인간대접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우리도 무조건적인 망명이나 귀순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방황하는 탈북자들은 인권사각지대에서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이번에 귀순한 두가족도 지난해 3월24일 탈북한 이래 두차례에 걸쳐 귀순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천신만고끝에 밀항을 단행하여 비로소 자유를 얻은 케이스다. 정부는 중국정부와 협조하여탈북자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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