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 실세그룹인 민주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보사태와 관련해 야권은 연일 민주계 핵심 실세인사들을 거론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더구나 한보사태와 함께 터진 한국수자원공사 이태형전사장과 건설공제조합상임감사 차상환씨의 수뢰에 따른 구속도 민주계로선 아픈 대목이다. 영화진흥공사사장에 김영삼대통령의 야당시절 특보를 지내기도 한 박규채씨가 '낙하산'식으로 임명돼 파문을 일으킨 직후다.
때문에 민주계 인사들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킨 장학로사건에 이어 터져나오는 연이은 악재에 총체적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해명은 터무니 없는 음해로 일치된다. 우선 민주계 실세로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보와 한국수자원공사건 모두에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ㄱ의원.
그는 원래 민정계 당료출신이지만 현 정부 출범후 이태형전사장을 총선에 공천하려다 여의치 않자 한국수자원공사에 임명토록 다리를 놓아준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선 이에 대해 "중학교 선배로잘아는 사이이긴 하지만 이번 수뢰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는 또 한보사건에 야당이 자신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정태수한보총회장하고는 올해초 상공인 신년하례회에서 처음만났다"며 관계 자체를 부인하고"뭐든 사건만 나면 실세가 개입돼 있다고 보는 시각 자체가 문제","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라며 야당측을 향해 원색적인 표현도 불사했다.한보사건으로 야당이 거론하고 있는 또다른 민주계 실세 ㅅ의원은"무관하다"며 어이없다는 반응. 그는 "한보가 철강업에 진출한 89년에는 기억조차 하기 싫은 일때문에 일본에 있었다"며 "왜자꾸 나를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상도동 당료파로 황낙주국회의장때 정무비서관으로 있다 최근 건설공제조합 감사로 임명돼 수뢰혐의로 구속된 모씨와 가까운 사이로지목되고 있는 데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외 한보 단일건으로 야당이 주장하고 있는 나머지 의원들도 공교롭게 모두 민주계 인사들이다.ㅊ의원과 두 ㅎ의원이 그들. 민주계 실세이자 역시 차기 대권주자의 한명으로 거론되는 ㅊ의원은야당의 주장에 대해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는다"면서 "임기말 여권내 혼선을 노린 음해성정치공작"이라고 흥분했다.
안경사협회 파문에 이어 또다시 야권의 배후인물 리스트에 오른 민주계 가신출신의 ㅎ의원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중에 1백대 기업총수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던 또 다른 ㅎ의원은 "1년여 청와대 재임시 수석회의나 비서관회의에서 한보문제가 안건으로 채택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한보로부터 아무런 요청을 받은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연이은 악재를 맞는 민주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곤혹스러움 그 자체다. 여권은 특히 문민정부 말기에 터져나온 민주계 비리설이 연말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잔뜩 긴장하고 있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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