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문화여행-간디의 인도

1월의 인도는 서늘했다. 나는 오직 간디를 만나러 겨울 인도에 갔다. 평생을 사표로 모신 그였기에 일부러 찾았다. 인도의 곳곳에 간디의 유적이 있다. 우선 그의 화장터인 올드 델리의 라지가트를 참배했다. 그리고 그 맞은 편의 간디국립박물관과 만년을 보낸 스므르티티박물관을 찾았다. 그밖에도 봄베이나 캘커타 등 곳곳에 그의 기념관이 있다. 어느 곳에서나 그의 무소유, 단순한 삶을볼 수 있다. 그곳에서 나는 너무나도 많은 쓰레기 속에 사는 자신을 부끄러워했다.반세기전에 그는 죽었으나 누더기를 걸치고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 간디는 지금도 인도의 도처에있다. 약간의 간단한 식기외에 아무것도 없다시피한 그의 오두막도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아직까지 사는 집이다. 그곳에는 문명화된 편의시설도 없다. 목욕탕도 냉장고도 없다. 간디가 병든 아내를 꿀로 치료한 곳도 그곳이다. 그는 병원도 학교도 공장도 거부했다. 그는 서양을, 산업화를, 근대화를 거부했다. 그러나 그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은안분자족의 사회에서만 가능하다고 가르쳤으나 이제 그의 가르침을 따르는 이는 많지 않다.간디를 인도의 국부라고 하나 이제 그는 인도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인도 역시 서양을따라 산업화, 근대화의 길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본 인도는 그 혼란의 극치였다. 우리의60.70년대처럼 인도는 누더기를 태우고 오두막을 부수고 있다. 지팡이의 유유한 걸음은 일제차와한국차로 위협받고 있다. 그리고 온통 매연으로 인도의 자연은 파괴되고 있다. 우리는 저 치열한산업화로 과연 얼마나 행복한가? 혹시 소유할 필요가 없는 과도한 물건 때문에 우리는 불행한 것이 아닌가? 간디는 생산이 필요한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오늘의 기계문명은 생산의 한계를 모르고 극단을 치닫는다. 그것은 과연 행복에의 길인가, 불행에의 길인가?간디의 오두막은 우리에게 단순함과 봉사 그리고 진리라고 하는 원칙의 실천을 일깨워준다.〈영남대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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