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선상에서-김종필

"야 단일후보땐 정권교체 확신"

노동관계법과 안기부법 날치기처리에 뒤이은 한보의 부도파문까지 겹쳐 정국은 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지만 12월 대선을 향한 주자들의 발걸음은 민심과는 무관, 동분서주하고 있다. 제주에서부터 민심을 훑어오는 사람, 매주 빠짐없이 경제인들과 대화를 갖는 사람, 또 28일부터는 신한국당의 10개지구당 개편대회까지 예정돼 있어 또 한차례 대권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무순(無順)으로 이들과 접촉, 지역현안을 비롯한 정국전반을 짚어본다.

-한보사태의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5·16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증인으로 있었지만 이런 대형 금융사고는 없었습니다. 한마디로정상적인 금융에서는 있을수 없는 권력형 부정금융사건입니다. 권력이 개입하지 않고는 그렇게쉽게 한 기업에 엄청난 돈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철저히 규명돼야 합니다.

-임시국회에서 국정조사권을 발동하기로 했는데 원내대책을 밝혀주십시오.

▲검찰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국회에서 철저히 파헤쳐야 합니다. 법무부, 검찰, 경찰, 중수부장,전현직 은행장등 모두 PK들 아닙니까. 이래서 국조권 발동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 특별검사제가 있다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의 경우에도 철저히 조사해 발본색원을 해야 하지만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제가 있다면 더 바람직합니다. 이번 한보사건을 계기로 특별검사제 도입이 절실해 특검제 도입을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TK지역에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며 표를 주고난후 배신감이 대단합니다. 충청권을대표하는 김총재에 들러리를 설수 없다는 입장도 있는데.

▲만약 그런 생각이 있다면 저차원적인 발상입니다. 고향이 다른 사람에게는 모두 들러리를 서는겁니까. 지난 선거때 '우리가 남이가'해서 김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그것도 그때 상황에서는 유권자들이 생각대로 한 겁니다. 어제는 어제의 논리가 있고 오늘은 오늘의 논리가 있는 겁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 방안의 하나로 TK등과 내각을 배분하는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대통령 한사람한테 전권이 있는 대통령 중심제 아래서는 권력을 나눠가질수 없습니다. 논리로는 될지 몰라도 실제는 불가능한 방안입니다.

-TK의 경우 지역대표성을 가진 대권주자가 없습니다. 올 대선에서 TK표를 모을 복안은 있습니까.

▲내고장에서 꼭 대통령을 내야 되겠다는 것도 좁은 소견입니다.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이끌어갈 수 있는 그런 인물이면 어디 출신인들 어떻습니까. 적어도 대통령을 뽑는 사람이라면 생각을대승적으로 해야 합니다.

-박철언부총재의 공동집권론에 대한 견해는.

▲내각제하에서 할 수 있는 초보적인 연립단계로는 볼 수 있지만 공동이라는 말은 안됩니다.-위천단지조성과 관련한 김총재의 발언 내용이 부산과 대구에서 각각 다른 것으로 비쳐져 말썽이된 적이 있습니다. 병행추진이라는 당론에는 변함이 없는 겁니까.

▲대구와 부산에서 한 말에 모순된 것은 없었습니다. 각지역에서 자의적으로 그런 말을 만들었을뿐입니다. 왜들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걱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위천단지도 정화시설을 철저히 해야 하고 낙동강 수질도 개선하는 방향으로 병행추진돼야 한다고 했을 뿐입니다.-정부여당이 위천단지 조성을 계속 연기하고 있는데.

▲위천단지는 이 정권하에서는 안될 겁니다. 특히 대통령이 부산에 몇조를 들여 항만시설을 만드는 데는 열을 냅디다만 위천단지에 대해서는 별 열의를 갖고 있지를 않습니다. 대통령제의 결함도 여기에 있는 겁니다. 수많은 공단을 만들어봤지만 이렇게 해서는 안됩니다.-당내 TK의원중에는 김총재의 당운영에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나도 들어 알고 있지만 독단으로 당을 운영한 적이 없습니다.

-전당대회 개최시기와 당권, 대권분리등 당직개편과 관련한 복안은.

▲전당대회는 5월이후 6월을 전후해서 할 겁니다. 그때까지 정세추이를 봐 가면서 당내 정비도병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필요하다면 당직개편도 그때가서 하겠지만 그 안에는 없을 겁니다.-야권후보 단일화는 가능하겠습니까.

▲쉽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에서 단일후보가 나와야됩니다. 대의를 생각한다면 개인 욕심이나 당략을 떠나야 합니다. 현정권의 집권을 연장시키는 것은 나라에 대한불충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시기는.

▲대선에 들어가기 전에 되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투표전까지 이뤄지면 됩니다. 총론을 가지고있지만 구체적인 것은 아직 이야기를 안했습니다.

-야권의 제3후보론을 거론하신 적도 있는데.

▲그것은 하나의 아이디어지 현실은 아닙니다. 좋으나 싫으나 3김대결이 마지막으로 있을 겁니다.그런 다음 3김 소리는 없어질 것입니다.

-신년회견등에서 자민련의 집권의지를 강력히 밝혔는데 김총재로의 단일화를 의미하는 겁니까.▲정당의 존립목적은 집권입니다. 금년 대선에 우리당 차원에서 대처하자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명제를 놓고 인식을 같이하자는 뜻일 뿐입니다.

-여권에서는 야권에서 누가 나와도 자신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쪽에서 어떻게 주장하던 그쪽의 자유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야권에서 단일후보를 내면 꼭이길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여권의 예비후보중 가장 벅찬 후보는 누가 될 것으로 봅니까.

▲여권에서 누가 나와도 그쪽에는 승산이 없을 겁니다.

-내각제 주장에 대해 내각제 정부인 민주당정권을 5.16으로 무산시켰다는 비난도 있습니다.▲내각제는 될 수 있는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 대화정치를 위해 경제력이 뒷받침 돼야 하고 고도의 민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날은 정반대였습니다. 경찰관들이 데모를 할정도로 무정부상태였습니다. 그때 6.25를 싸운 우리들이 무슨생각을 했겠습니까.

-독자적으로 정권을 창출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내각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까.▲대통령을 했다면 박대통령이 돌아가신 79년에 했을 겁니다·그러나 박대통령 업적을 뒷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고치고 새정부를 출범시켜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전두환씨가 나온 겁니다. 내각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민주주의 제도를 만들어 놓고 정계를떠나겠다는 겁니다.

-여권에서 내각제를 받아들인다면 여권후보와도 협력이 가능합니까.

▲그런 가능성은 없지만 내각제를 해야 할 때가 왔다면 가치관을 공유하는 개인이든 집단이든 정당이든 협력할 수있다는 말은 했습니다.

-내각제 개헌과 정권교체중 어느쪽을 우선하십니까.

▲금년에는 내각제가 어렵기 때문에 부득이 대통령 선거법에 따라 당차원에서 대응해야 합니다.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15대 국회가 끝나기전에 내각제 개헌을 합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도 내각제를 하려는 강한 뜻입니다.

-국민회의와는 의견조율이 됐습니까.

▲내각제를 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고 있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괴리가 있습니다.-건강은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어깨 신경통이 와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들이 오십견인데 벌써 왔습니까 합디다.-올 7, 8월 경이면 신한국당도 분열될 것이라는 말들이 있습니다.

▲나는 남의 당 말을 함부로 안합니다만 저쪽도 상당히 균열이 가있는 것만은 감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동요가 있으면 쪼개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탈당한 사람들은 용서를 하십니까.

▲권력에 져서 간사람들인데 어쩌겠습니까.

▲계속 공작을 하고 있습니다. 선거를 치른 수백명의 사람들을 데려다 먼지를 터는데 먼지 안 날사람 있겠습니까. 하지만 자기들은 치외법권입니다. 대통령은 증거를 갖다 줘도 조사하겠다고 해놓고 손하나 안댑니다.

-김영삼대통령이 대선에 관여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내 후계자를 당선시켜야 된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갖는다면 돈써야 되고 관권 동원해야 되고 별별 수단 다 동원해야 됩니다. 당에 천거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나머지는 당과 국민에게 맡겨야 됩니다. 불행한 대통령은 노전대통령에서 끝나야 됩니다.

-대여투쟁에 자민련이 더 강경한데 강경투쟁으로 선회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우리당을 처음부터 파괴하려 했는데 온건할 리 있습니까. 지방장관까지 탈당시키면서 지자제를파괴하고 야당과 국회를 파괴하는데 강약이 있을 수 있습니까.

-노동법과는 달리 안기부법에 대해서는 입장이 모호합니다.

▲경찰의 대공기능을 강화하고 난후에 해도 늦지않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안하고 날치기 처리해 버렸습니다. 안기부법도 원천적으로 다시 해야 합니다. 〈徐奉大·李相坤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