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정(大長征)에서 문화혁명까지 격동의 중국 현대사의 현장을 서사시적으로 그려낸 앤서니 그레이의 장편소설 '베이징'(전3권)이 솔출판사에서 처음 번역, 출간됐다.
이 소설은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선풍을 일으켰던 소설 '사이공(Saigon)'(82년)의 작가인 앤서니 그레이가 88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영국에서 태어나 67년까지 로이터통신 해외특파원으로 동유럽과 중국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뛰었던 그는 문화혁명당시 중국 공산당국에 의해 2년동안 감금당했으며 BBC,ATV에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는등 철저한 직업정신으로 중국 현대사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 인물이다. 그는 문화혁명당시 2년간의 중국억류체험을 자서전적으로 쓴 '베이징의 인질'과 '도쿄만'(96년)등을 발표하기도 했다.소설 '베이징'은 중국공산당의 포로로 대장정을 겪은 극소수의 외국인중의 한사람이자 현재 생존해있는 알프레드 보샤르트(91·영국 맨체스터거주)를 모델로 했고 꼼꼼한 사료를 바탕으로 모택동,주은래,팽덕회,등소평등 중국공산당 지도자들의 행적을 서술하고 있다. 대장정과 중국 혁명의불속에 뛰어든 열정적인 선교사 제이콥 켈르너와 중국의 지식인 루 쟈오,루 메이링남매를 주인공으로 이들의 고단하고 불꽃같은 삶을 그린 이 소설은 변혁을 위한 무한한 자유의지와 사랑,역사의 격동이 뒤얽혀가며 소설적 공간속에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진정한 역사를 향한 이들의몸부림은 문화혁명의 격랑에 휩쓸리며 애증과 갈등의 구도속에서 가족에게 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베이징'은 중국현대사를 21년부터 78년까지의 장정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인민들과 지도자들이 '나라 만들기'라는 역사의 대현장에 어떤 식으로 참여하고,이끌었는가를 '혁명'을 초점으로 그리고 있다. 또 한편으로 그 역동적인 주제속에 한 여인에 대한 50년간의 사랑을 파노라마처럼 펼쳐보이며 사랑과 혁명이라는 대서사적 주제를 승화시키고 있다.〈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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