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생물무기 실험가능성

한반도에서 이미 박멸된 것으로 알려진 제1종 법정전염병 말라리아가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우려할 일이다. 그러나 정말 충격적인 것은 말라리아 재발 지역이 북한과 접경지역인 비무장지대라는 점이다.

더욱이 그 원인으로 △북한 수해 및 기근사태에 이은 전염병 사태 △북한의 생물무기 실험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어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에서는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로 주민들 사이에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떨어져 기근사태에 이어 전염병 사태가 뒤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실제로 북한당국은 작년 가을 장티푸스, 이질 등 전염병 확산에 따라 국제보건기구(WHO)에 의약품 원조를 공식 요청한 바 있다.

북한에서의 전염병 창궐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북한에 전염병이 번질 경우 한국이 직접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정부는 북한에서의 기근사태나 북한으로부터의 난민사태보다 당장 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일본도 곧바로 영향권 안에 든다는 점에서 전염병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한미군 당국이 비무장지대 말라리아 확산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동기는 비무장지대 근무 미군들 사이에 말라리아 감염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그 잠복기간이 길어 말라리아에 감염된 미군이감염 사실을 모른 채 미국본토로 귀환할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사례가 이미 2건이나 발생했으며, 최소한 20명의 미군 병사가 말라리아감염사실을 모른채 미국으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군의료진에 의해 조사된 바에 따르면 작년 여름 비무장지대에서 채집된 말라리아 모기들의 행태가 이미 알려진 생태에 비해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밝혀져 북한에 의한 생물무기 실험 가능성을 포함해 최소한 자연발생적인 일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미군당국은 작년 7월 제5, 제38, 제154 의무파견대 합동 조사단을 구성, 비무장지대에서 집중적인 말라리아 숙주 표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확인된 말라리아 매개체는 학명이 '하노펠레스 시넨시스'로 알려진 모기였으나, 이 모기종이 비무장지대와 같은 환경에서 말라리아 숙주가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인 것으로 밝혀졌다.

첫째, 적도지방과 같은 고온다습한 곳에서 많이 발생하는 말라리아가 비무장지대와 같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북부지후대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우선 예외적이라는 것.

둘째, '하노펠레스 시넨시스' 모기가 날아가서 도달하는 거리를 감안했을 때 비무장지대에 이 모기가 번성한다는 점이 이상하다는 것.

셋째, 이 모기는 통상 말라리아 세균에 대해 대체로 민감하지 못한 종이라는 점도 의심이 가는대목이다.

넷째, 이 모기는 사람보다 가축을 더 좋아하나 가축이라고는 거의 없는 비무장지대에 이 모기가번성하는데다, 이 모기 한마리가 한 시간 동안에 무려 3백번을 물 정도로 '심각하게 전염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는 점이 정상이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워싱턴.孔薰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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