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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세계-쿨 재즈1

밥이 주류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점하고 있던 1940년대말 재즈계에서는 또 다른 혁명이 일어나고있었다. 밥은 재즈의 장르중 그 어떤 것보다 예술적 수준이 높았지만 연주에 치중하다보니 대중적으로 다소 소외된 감이 없지 않았다. 또 변화무쌍하고 격렬한 즉흥연주와 고도의 테크닉이 가미돼 감상도 그리 쉬운 편도 아니었다. 이러한 분위기에 반해 탄생한 것이 '쿨 재즈(Cool Jazz)'라고 보면 쉽게 된다. 쿨이란 단어는 초창기 재즈를 '핫(hot)'이라고 부른데 따른 반대의 개념이지만 연주에서 차가운 느낌들이 전달되고 이지적이고 클래식 수준으로 재즈를 끌어올린다는 개념도 포함돼있다.

쿨의 혁명아는 대체로 마일즈 데이비스(1926~1992)로 알려지고 있다. 데이비스는 재즈계에 나타난이래 수많은 장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카멜레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찬사와 비난을동시에 받았지만 재즈계 최고의 엔터테이너임을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1945년 재즈계에 등장해 찰리 파커와 자주 연주했고 (이 당시 연주들은 찰리 파커의 사보이, 혹은 다이얼 세션 음반에 수록돼있다) 1947년경 편곡자인 길 에반스를 만나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독자적인 밴드 결성을 결심하게 된 데이비스는 에반스와 더불어 1949년 '쿨의 탄생(The Birth OfThe Cool)'이라는 음반을 녹음한다.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쿨 역시 이 음반보다 이전인1945~1946년에 이러한 시도를 했던 일련의 연주가들이 있었다. 다만 쿨이라는 이름은 아니었지만,그들은 빅 밴드를 이끌었던 스탄 켄턴, 우디 허만, 클로드 손힐과 같은 리더들이었고 사실상 쿨재즈의 원조들로 평가된다.

그러나 '쿨의 탄생'이라는 음반이 발매된 이후부터 쿨은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경향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쿨의 탄생'은 밥시대 전성기에 만들어진 음반임에도 단원구성은 이상했다. 3~5인조 정도였던 소규모 밴드가 캄보 밴드수준인 10명선으로 구성됐고 잘 쓰이지 않던 프렌치 혼과 튜바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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