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보사태 여야 공방 치열

"성명… 논평… 촌평… 여야 말장난 '재미있나'"

한보사태를 둔 여야간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연일 대변인단간의 성명-논평전도 도를 더해가고 있다. 한보사태이후 여야 모두 종전의 두배 가까운 성명과 논평을 내며 치열한 신경전을 전개하는양상이다.

제1야당인 국민회의는 29일 무려 7건의 성명, 논평, 촌평을 발하며 야권을 리드해 나갔다. 신한국당은 이날 2건에 머물렀지만 28일 5건의 공수(攻守)를 겸한 논평들을 발표했다.29일 국민회의의 공세는 신한국당 이홍구대표가'한보비리에 대한 총력전'이란 표현을 쓰고 강삼재사무총장이 김대중총재를 '김씨…'운운하며 비난한 이후 여권의 실정에 대한 무차별 공세로 이어졌다.

윤호중부대변인은 이대표발언과 관련, "국민 95%%가 가지고 있는 한보 거액대출의 배후 의혹을규명하기는 커녕 일전불사, 전면전 등 군사용어를 써가며 총력전을 벌이겠다니 신한국당은 국민을 상대로 전쟁선포를 하겠다는 것인가"고 비난했다. 정동영대변인 또한 강총장을 향해"야당의 지도자를 향해 존칭을 몰수한 채 거침없이 씨(氏)를 붙이는 40대총장의 몰예의는 우리 정치에 패륜을 조장한다"며 "강총장은 일찍이 정계에 들어올 때 동교동계의 도움을 받아 입문한 인물"이라고쏘아붙였다.

박선숙부대변인은 신한국당 김철대변인이 "한보를 문제삼으면 정치권이 아수라장이 된다"고 말한데다 국무회의에서 한보사건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태"협박까지 불사하며 보물단지 감싸듯 한보를 감싸는 신한국당도 이상하지만 정부장관이 한결같이 꿀먹은 사람이 된것도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비아냥댔다.

국민회의 박홍엽부대변인은 청와대사무관이 회사원을 가장, 방송 심야토론에 나가 노동법을 옹호했다는 보도와 대통령의 유럽순방 연기에 따른 국제적 비난, 한일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운동경기 장소 혼선발표, 날치기 정국을 주도한 청와대강경파, 한보비리에 대한 전 현직경제수석들의 발뺌등을 망라해 거론하며"청와대수석부터 직원까지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을 보면 이 나라가 잘못되어 가는 이유를 알수 있다"고 비난했다.

또 특별검사제 수용에 반대하는 신한국당을 향해 박선숙부대변인은 "PK(부산경남)의 검찰수사는OK, 특별검사는 NO"라며 꼬집고 "신한국당은 너무 겁내고 있다. 특별검사가 왜 신한국당에 불리하며 5조원 특혜대출 범인을 잡자는 데 신한국당이 반대하는 이유를 알수 없다"고 반문했다. 자민련 안택수대변인도 가세, "PK어장에서 마지막에 잡혀 올라올 것은 멸치밖에 없다"며 검찰수사에 불신을 보이며 특검제 수용을 촉구.

신한국당의 김철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날 오전 "야당은 끊임없이 공권력을 부인하고 모욕하면서유언비어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강력한 비난성명을 발표했으나 오후들어 야당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자 "야당은 성명, 논평의 경제성을 고려하기 바란다"며 일단 후퇴했다.그러나 국민회의측 유종필부대변인은 "김대변인은 손을 내저으며'이제 그만하자'를 연발했던 대통령을 닮았다"며 "말 잘하는 김대변인이 오죽 할 말이 없으면 휴전을 제의했을까 연민을 느낀다"고 후벼팠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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