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투자규모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보그룹이 지난 93년부터 대대적으로 기업을 인수 또는 신설해 제철소 투자비의 사용처에 의혹이 일고있다.
29일 재계와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보는 당진공장 건설자금이 여러 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모두 5조7천억여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산업은행의 사정결과 투자비는 3조9천억원에 그쳐 한보의 발표와는 1조8천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은 당진공장 총 소요자금이 △95년 완공된 1단계 공사비 1조3천1백62억원 △오는 6월 준공예정인 냉연·열연강판 공장의 2단계 공사비 2조4천6백35억원 △부대설비인 부생가스 발전소투자비 1천9백25억원 등 모두 3조9천7백2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한보는 지난 92년 아산만 철강단지건설 계획을 발표, 다른 쪽에 신경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됨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기업 인수를 강행했다.
한보는 지난 93년 연간매출 4백억원 규모의 상아제약을 인수한 것을 비롯, 승보엔지니어링, 승보데이타시스템, 한보관광 등 계열사를 6개나 늘렸다.
또 95년에는 한맥유니온과 한보선물, 이탈리아모터스 등을 설립하고 유원건설을 인수하면서 그에딸린 두영개발, 대한토건, (주)중영 등을 함께 흡수했다.
이후 충남지역 도시가스사업권을 따내고 시베리아 가스전개발사업에도 뛰어드는등 식을 줄 모르는 확장의욕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무위로 끝나기는 했으나 석탄공사와 우성타이어 인수를 시도했으며 보험사설립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는 신규통신사업자 선정경쟁에도 뛰어들어 무선데이터통신사업신청서를 내기도 했으며 한맥유니온에서는 위성방송 참여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한보는 수서사건이후 약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계열사를 5배 가량으로 늘리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보그룹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유원건설의 경우 부채를 떠 맡는 형식으로 총주식 3백12만주(지분 50.02%%)를 주당 1원에 인수, 인수자금이 거의 들지 않았다"고 밝히고 그밖에 한보선물과 같은 계열사들은 직원수가 10여명에 불과한 유명무실한 업체이기 때문에 막대한 설립자금이 들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한 유원건설에 딸린 회사들은 한보의 의지와 무관하게 할 수 없이 떠안은 업체들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보험업계 진출 문제는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먼저 인수의사를 타진해 왔기때문에 이를 검토한 것일 뿐이라고 한보는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당진제철소 공사비의 당초 계획과 실제 집행액과의 차이에 대한 의문과 계열사 확장에 든 재원문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열쇠는 정태수총회장이 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 검찰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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