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검찰에 소환돼 밤샘 조사를 받은 정태수(鄭泰守) 한보그룹 총회장은 고령과 노인병에도불구, 의외로 장시간의 조사에 잘 버티고 있다고 수사관계자가 전언.
정씨는 당뇨등으로 인해 이날 저녁식사를 외부에 주문하지 않은 채 병원에서 식이요법으로 제공한 음식을 직접 싸가지고 와 조사실에서 먹기도.
정씨는 95년 노태우(盧泰愚) 전대통령 비자금사건 당시와 같은 일반 조사실에서 주임검사인 박상길(朴相吉) 중수2과장과 검찰 연구관들로부터 교대로 조사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의 한 수사관계자는 "정씨를 귀가시키지 않은채 밤샘 조사할 것이냐"는 기자들의물음에 "긴급체포 형식으로 조사를 강행할 수도 있으나 본인의 동의하에 귀가시키지 않고 조사를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철야 조사할 계획임을 시사.
이 수사관은 "정씨 자신도 귀가했다 다시 검찰에 출두할 경우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꺼리기때문인지 귀가 요청을 않고 있다" 면서 "그러나 정씨가 잠을 충분히 잘 수 있도록 하는 등 최대한의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
한편 김기수(金起秀)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8시께 수사 실무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수사 상황을 일일이 보고받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
○…이번 한보 특혜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수사관계자는 "바둑에 반드시 정석이 있지 않듯 수사에 있어서도 반드시 정공플레이만 있는 것이아니잖느냐"며 불만을 토로.
이 관계자는 "만약 정회장을 1~2달동안 소환하지 않는다면 여론이 가만두겠느냐"며 "도주우려를사전에 차단하거나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증거가 더 폐기되는 사태를 막기위해 수사전략상 핵심 조사대상자를 빨리 소환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정씨 조기 소환의 정당성을 주장.검찰주변에서는 "이미 정부가 신속한 진상규명을 공언한 만큼 검찰도 '바로 치고 들어가기' 전법이 신속한 수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돌기도.
○…이번 수사에서 해커추적등 컴퓨터범죄를 전담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 소속정보범죄대책기구가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
특히 한보그룹등에서 압수한 방대한 분량의 컴퓨터 디스켓의 경우 전문지식이 부족한 중수부 수사팀이 복사및 해독작업에 많은 애로를 겪었으나 정보범죄대책기구 수사관들의 적극 협조로 큰소득을 얻었다는 것.
이정수(李廷洙)수사기획관은 "요즘에는 회계작업이 모두 디스켓화하는 추세인데다 전자결제가 대부분이어서 당초 압수 작업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정보범죄대책기구 수사관들은 한보그룹 주컴퓨터에 내장된 중요 전자결제서류를 손쉽게 복사해현재 상당히 빠른 속도로 분석작업을벌이고 있다"고 설명.
○…건강악화를 이유로 나흘동안 경희의료원에 입원했던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입원기간 동안 한보그룹 계열사등에 1백여통 이상의 외부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입원 동기가 건강 때문이아닌 검찰 소환에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
정총회장이 전화를 건 곳은 한보그룹 총회장실, 회장실, 부회장실을 비롯해 한보그룹 계열사 등이포함돼 있어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 검찰 소환을 앞두고 대책을 논의할 시간을 벌기 위해 입원한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뒷받침.
이 병원 관계자는 "정총회장이 지난 27일 입원한 이후 외부와 계속 통화를 했으며 걸려온 전화까지 합치면 통화횟수가 2백여통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
○…이철수(李喆洙) 전제일은행장에 대한 재수감은 30일 오후 3시45분 대검수사관 3명과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수사관 2명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79동 1106호 이 전행장집에 도착한뒤 9분만에 전격적으로 집행됐다.
수사관들이 이 전행장 집 현관에서 구치소 재수감지휘서를 제시하자 이 전행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담담한 표정으로 이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뒤 갈색 버버리 코트와 체크무늬 목도리, 정장차림으로 집행에 응했다.
○…최병국(崔炳國)중수부장은 정총회장과 관련된 지난 91년 수서사건 기록과 노태우 전대통령비자금 사건 기록이 큰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필요하면 (기록들을)검토할 수도있겠으나 그 방대한 수사기록이 그리 큰 도움이 되겠느냐"고 답변.
최부장은 특히 "학교다닐 때 서브노트를 많이 준비해놓지만 실제로 그 많은 것을 다 볼 수는 없지 않느냐"고 은유적으로 말하기도.
○…최부장은 전·현직 은행장 출국금지와 관련, 지난번 "순수한 참고인"이라고 설명했던 것과는달리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1백%% 순수한 참고인이 어디있겠느냐"고 뉘앙스를 달리해 수사가금명간 은행권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
최부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출국금지된 자의 경우 1백%% 순수하다고 볼 수 있겠느냐"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정치인이나 전현직 은행장 가운데 소환된 사람은 없다"고 답변.
○…검찰주변에서는 정총회장에 대해 검찰이 이미 고발된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이나 상호신용금고업법 위반혐의로 일단 구속한 뒤 계속 수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실제로 최부장도 이와관련, "정총회장의 부정수표단속법 위반혐의등이 명백히 드러날 경우 긴급체포할 수도 있다"고 언급.
그러나 다른 수사 관계자는 "그런 식으로 수사하면 또 언론등에서 졸속수사라는 비난을 퍼붓지않겠느냐"고 이같은 관측을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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