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창업성공 열쇠 사전준비에 달렸죠

지난해말 대기업 지점장에서 구두 세탁소 주인으로 멋지게 변신한 김형극씨 (41.대구시 수성구범물동). 명퇴다 정리해고다 해서 마음이 어수선한 샐러리맨에게 그의 용기와 결단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ㅅ기업에 입사, 30대에 지점장 자리를 차지할만큼 잘나갔던(?) 그가95년 봄 지점장 자리를 미련없이 버렸다. 머잖아 떠밀려 나가야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이왕 나갈 바엔 내발로 걸어 나가고 싶다는 샐러리맨의 알량한 자존심이 작용했다는 것이다."사표를 낼때 아내와 부모님 모두 말렸습니다. 그러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떠밀려 나오기전에스스로 걸어 나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지 않습니까"

실업자가 된 그는 그때부터 창업의 꿈을 키워갔다. 여성의류점 김밥점등 여러가지를 궁리 했으나체인점 본사가 제시하는 것과 실제 자신이 조사해본 것과의 엄청난 차이를 느끼고 어느것 하나쉽지 않다는것을 알게됐다.

"일찍 자신의 사업을 해보려는 이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준비를 해야합니다. 나와서 어떻게 해본다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아내의 바가지(?)와 부모님의 안타까움을 매일 보면서 1년간 창업 물색을 하다 이를 포기하고 또다시 직장 문을 두드려야했다. 면접을 보러 서울로 가다 그는 우연히 전국체인업체인 구두 세탁업체를 알게돼서 그곳을 찾았다.

"헌 구두가 깨끗하게 변하는 것을 보니까 마음이 후련해요. 이것이 제가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더구나 자원재활용도 할수있어 좋았습니다"

구두 세탁소를 한다는 김씨의 설명에 부모님은 펄쩍 뛰었다. "대학까지 공부를 시켰더니 이제는구두나 고치고 세탁하려느냐"며 절대 반대를 하고 나선것이다.

고집세기로 남에게 뒤지지않는 김씨는 그날 이후로 어머니가 다니는 노인정 어른들의 구두와 핸드백을 거두어서 새것처럼 깨끗하게 해드리자 어머니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철저한 사전 조사와 노력을 기울이면 창업은 성공할수 있다고 봅니다" 월수입이 대기업 지점장 월급의 2~3배는 된다며 의욕에 넘쳐있는 그는 조금 형편이 나아지면 어려운 이들의 낡은 구두를 새것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희망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경영하는 구두세탁소(784-9211)는 대구에서 첫선을 보이는 사업으로 낡고 헌 구두를 새것처럼 만들어준다. 까만구두가 빨간구두로 바뀌고 낡고 유행이 지난 구두가 이틀뒤면 첨단유행구두로 감쪽같이 변하는 모습에 신명이 나있는 김씨는 "수거와 배달은 무료이며 염색비용은 5천원정도입니다"며 사업설명에도 신바람이 넘쳐있다. 〈金順載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