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감동해야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클라리넷은 감동에 이은 깊은 울음을 표현하는 호소력이 진한 악기지요"
한기문씨(36)에게 클라리넷은 신비.
미세한 리드의 떨림에서 어떻게 이토록 고운 소리를 낼 수 있을까?
4옥타브에 이르는 음역.
눈부신 고음과 분위기 있는 저음의 나라속을 천의무봉으로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문자로나타낼 수 있을까?
소리는 사람을 닮는다.
철저하다. 연습에서나 연주에서나 스스로 감동받기를 원하는 만큼.
그래서 착하다. 클라리넷 소리가 좋아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다.
그래서 빠져있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에서나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에서나 솔로의 한음, 한음이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리드가 와닿을때 입술의 감촉과 긴 관을 통해 흩어지는 음표들이 소중합니다. 순간 빈 공간으로사라지는 소리지만 그 순간이 연주자와 관객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이지요. 연주자에게는 그 끈이삶과도 같은 것입니다"
한씨는 만남을 소중하게 여긴다. 사람과의 만남, 음들과의 만남, 소리와의 만남. 그속에서 열심히살아있기를 원한다. 감동을 받고, 또 주고. 그 감동이 있는한 음악속에서 도망갈 수가 없다. 운명처럼.
〈鄭知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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