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에 대한 검찰수사결과 신한국당의 홍인길의원과 국민회의 권노갑의원등이 각각 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7억원과 5억원을 받은 것으로 5일 전해짐에 따라 정치권은 '드디어 올것이 왔다'며 엄청난 사정한파에 떨고 있다. 한보 '경계령'이 급기야 공습국면으로 급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은 한보와 관련된 정치인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 궤도에 오르자마자 여당의 민주계 실세와 야당의 부총재를 지내기도 한 인사가 공히 연루된 것에 여야 할것 없이 실색(失色)하는 모습들이 역력하다. 검찰수사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초선의원 정도가 아니고는 한보로비로부터 그다지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속설을증명이라도 하듯 검찰수사 결과 정총회장으로부터 홍, 권의원외에도 여야정치인 30여명에게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주며 관리해왔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여야 정치인들은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그간 나돌던 '한보리스트'란 괴문서에 이들의 명단이 올라 있었고 이들이 정작 극력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이들에게만은 적중돼가고 있는 상황전개를 들어 새로이 괴문서를 들먹이면서 명단이 올라있는 사람들에 재차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한국당은 일단 홍의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 침통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견지했다. 강삼재사무총장은 "아직 뭐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누님별세로 울산에 머물고 있는 홍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이 부르면 가서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관계자는 "홍의원의 경우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을 오랫동안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인물"이라면서 "김대통령이 읍참마속을 불사하고라도 한보사태를 추호의 의혹도 없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홍·권의원이 거론되는 등이제 한보사태와 관련, 정치권의 한판 아수라장이 펼쳐지는 것 아니냐"며 추위를 탔다. 한 고위당직자는 "장학로사건에 이어 또다시 대통령의 최측근인사가 돈을 받았다니…"라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권의원이 지난 93년 민주당시절 1억5천~1억6천만원을 선거자금 등으로 정회장으로부터 받은바가 있다고 전했다며 그러나 이는 한보의 금융특혜 대출과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김대중총재에게 밝힌 뒤 이날 오전 당사에 나와이처럼 해명하기도 했다. 정대변인은 이에따라 "한보사태는 권력형 외압에 따른 비리사건임에도검찰이 본질을 비켜가는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권의원이 한보로부터돈 받은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처신에 곤혹스러움을 보이고 있다.
다만 검찰수사에서 자당 인사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는 자민련은 안택수 대변인을 통해 "중간실세로 끝날 문제가 아니며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최후의 배후세력을 밝히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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