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J사람 배제 의도 짙어

포철이 한보철강에 대한 위탁관리를 이른바 박태준 철강스쿨' 출신의 퇴역 OB들에게 맡긴다는방침을 전격수정,손근석(孫根碩.59) 포스코개발회장을 정점으로 현직임원에 의한 직접관리로 급선회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포철은 한보관리인으로 일찌감치 박득표.이대공씨등 박태준 전포철회장의 최측근들을 후보로 지명하고 지난달 25일쯤부터 꾸준히 접촉해 왔으며 이같은 원칙은 3일 오후까지는 유효한 상태였다.

4일 오전 상황은 급변했다. 전날 한승수 경제부총리.안광구 통산부장관을 장시간 면담한 김만제포철회장은 이날 오전 건설부문 계열사인 포스코개발 손회장을 불러 한보위탁관리를 요청, 오전11시가 넘어서야 손씨 내정' 사실을 언론에 흘리기 시작한 것.

포철은 이날 오후2시 김만제회장과 손근석 한보보전관리인이 공동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향선회 이유로 "박득표씨등이 개인자격으로 위탁관리에 참여할 경우 채권회수등의 문제가 야기될수있어 포철이라는 기업중심이 돼야한다는 한보채권단의 요청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공식적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공식적인 언급에도 불구하고 포철주변에서는 당초 OB파견' 원칙에서 이처럼 상황이 급선회하게 된데는 지난 2일 귀국한 박태준전회장과 무관치 않다는견해가 지배적이다.이는 박씨가 한보사태에 대한 책임은 당사자인 한보측은 물론 정부와 철강협회가 같이져야 한다는 요지의 비난성 발언을 귀국회견 첫머리에 일갈, 그의 측근들에 의한 한보관리를 생각하고 있던 정부와 현포철 경영진의 비위를 거슬렀을 것이라는 추측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포철주변에서는 "포철이 한보문제에 깊숙이 개입할 경우 통상마찰을 불러일으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무릅쓰면서까지 현직임원에게 위탁관리를 맡기기로 한 것은 TJ 없이도 할 수 있다'는 자존심의 표시이자 포철에서 여전한 TJ그림자를 제거한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함께 박득표씨등이 △재산보전관리인 수락조건으로 자금.인사등 포괄적인 권한부여를 요구하는 등 채권은행단을 곤혹스럽게 하고 △현직에서 퇴직한지 상당시일이 지나 최신기술에 대한 정보에 어두울 수 있다는 우려 △이들이 파워그룹'을 형성,위탁경영기가 지난후에도 여전한 힘을행사할 가능성에도 고민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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