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사태를 눈앞에 두고도 웬일인지 늑장만 부리던 국회가 17일 가까스로 문을 열게 됐다.그러나 이번 임시국회 개회를 앞두고 이미 여권의 중진실세라 할 수 있는 정재철(鄭在哲) 홍인길(洪仁吉)의원이 구속되고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의원도 검찰에 소환된데다 여야의원 수십명의연루설마저 파다해서 과연 국회가 한보 의혹을 얼마만큼 파헤쳐 줄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국민회의와 자민련의원 합동회의에서 권노갑의원이 '검찰 소환에 불응할 것'을 결의한 소극(笑劇)에서도 우리의 걱정이 단순한 기우만이 아님을 입증했다 하겠다. 여당은 여당대로 정치 음모설로내분(內紛)의 기미마저 보이며 제 앞가림 하느라 급급하고 야당 또한 제편 비호하느라 엄연하게적법한 검찰의 출두 요구조차 무시해버리는 철면피한 국회 풍토에서 과연 난마처럼 얽힌 한보 '미스테리'를 풀어낼수 있을는지 미덥지가 않다는게 솔직한 우리의 심경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혹 규명을 위한 최후수단으로 '국회'이상의 대체 기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그나마 이번 국회에 다시한번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여야의원들은 이러한 국민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당리(黨利)와 인간적인 친소관계를 떠나 오로지 국가, 민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다해주기 바란다.
우리는 먼저 이번 국회에서 사건의 본질을 끝까지 파헤쳐 주기 바란다.
정태수 회장이 누구와 손을 잡고 어떤 명분으로 5조원 커넥션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큰 줄거리를확실하게 밝혀내야 된다.
물론 이에 따른 정치자금과 떡값 수수여부는 별도로 밝혀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나위 없지만 여기서는 떡값 시비로 본질의 초점을 흐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코자 한다.
덧붙이지만 이번 사건은 여야가 야합해서 국민만 얼렁뚱땅 넘기려는 종래의 방법만으론 해결될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재삼 강조한다.
다음으로 정치자금법(제11조 1항)의 허점을 이용해서 억대가 넘는 돈을 받고도 '떡값'이라 강변하며 빠져나가는 후안무치한 행위에 대해 자성해야할 것이다. 정치자금법 개정, 부패방지법 제정등구체적인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실추된 국회위상을 그나마 건져올리기 바란다.
이와함께 우리는 여야간에 뿌리 박혀있는 가신(家臣)정치를 이번 기회에 어떤 형태로든 성토해서청산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전체의석의 45%%가 넘는 초선의원들이 신예다운 패기로 이 역할을 맡았으면 한다. 다음으로 국정조사특위는 청문회에 대한 TV생중계를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그렇게해야 국민들이 국정조사를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들리는 바로는 의원들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여야는 이를 피해 면책특권을 누리기위한 방편으로 국회 개회에 합의했을뿐 여야가 진심으로 한보 사태 해결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만약 그랬다간 정치가 결딴나고 국가가 흔들리게 된다. 성실한 국회운영을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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