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장엽 망명-북경 스케치

"주체사상 정립 북체제 '나팔수'"

김일성 신임 서열 24위권, 김정일스승…우상화작업 주도

12일 망명한 황장엽(黃長燁·72)은 1925년 함북생으로 52년모스크바대 철학부를 졸업했고 65년김일성대총장에 이어 72~83년까지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3차례나 거친 북한 정치권력층의 핵심인물이다.

그는 북한 주체사상의 제1인자이자 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로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의 신뢰가 깊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60년대부터 지금까지 30여년간 세계 각국을 돌면서 김일성·김정일가(家)와 북한의 체제 수호및 선전에 모든 충성을 바쳐왔다.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라는 직책 이외에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 조평통(祖平統) 부위원장, 조선사회과학자협회 회장, 세계인민들과의 연대성위원회 위원장 등의 직함도 아울러 가져 그가 북한에서 다방면에 걸쳐 쓸모있는 인물이었고 매우 높은 대접을 받아 왔음을 실감케 한다.철학박사인 그는 김일성 사상을 주체사상으로 집약했으며 김정일의 후계자 이미지를 조작·관리해왔고 김정일의 호칭 문제, 백두산 출생설 및 각종 신화 등을 퍼뜨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이번 일본 방문도 주체사상과 관련이 있는데 북한이 자금을 지원해 일본에 설립한 주체사상국제연구소가 7일부터 9일까지 개최한 '21세기와 인간의 지혜'에 관한 국제세미나 참석이 목적이었다.

황장엽은 특히 김일성의 조카설 또는 김일성 고모의 사위설 등 김일성의 친척으로 알려져 있으며지난 84년 김일성의 중국 방문때는 단독 수행했을 정도로 그의 신임이 깊었다.특히 김일성 생존시 김일성대학에 다니는 김정일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가정교사 노릇도 한것으로 알려져있다.

93년말 부터는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으로 당차원의 외교를 맡아 왔다.

황장엽은 김일성의 70회 생일인 82년 4월 김일성 훈장을 받았으며 현재 권력서열은 24위권 정도라고 북한전문가들은 말했다.

황의 이번 망명은 최근 다소 한직을 맡았고 나이가 들어 이용가치도 약간 떨어진데다 세계각국을둘러보면서 느낀 북한의 정책노선에 대한 불만과 체제에 대한 환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황장엽 약력

▲25년 함북 주을 출생

▲52년 모스크바대학 철학부 유학

▲54년 김일성대학 철학강좌장

▲59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副)부장

▲62년 최고인민회의 3기 대의원

▲64년 내각 참사관

▲65년 김일성대학 총장

▲70년 당중앙위원·철학박사

▲72년 제5기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상설회의 의장

▲77년 제6기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상설회의 의장

▲80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

▲82년 제7기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상설회의 의장, 김일성훈장 수훈

▲84년 조평통(祖平統) 부위원장

▲85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사상담당)

▲87년 조선사회과학자협회 위원장

▲90년 중국 방문 강택민(江澤民) 면담

▲93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비서(국제담당), 노동당 국제부장,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97년 북한 최고위 관리로 일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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