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까지 우리가 파악해온 북한사(北韓史)를 다시 써야할지도 모른다"한국으로의 망명을 공식 신청한 북한 황장엽(黃長燁)비서의 정보가치를 묻는 질문에 통일원 당국자가 언급한 발언이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일성(金日成)과 김정일(金正日), 그들과 2대에 걸쳐 밀접한 인간적, 정치적 인연을 갖고 있는 황비서는 자신이 걸어온 역정을 그대로 밝히기만 해도 그 자체가 북한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될 정도로 중요한 정보원으로 평가받고있다.
우선 그는 김정일이 73년 9월 노동당 중앙위 제5기 7차회의에서 김일성의 후계자로 선출된 이후김정일 후계체제를 굳히고 '제왕학(帝王學)'을 가르친 장본인이다.
따라서 그가 서울에서 풀어놓을 보따리는 그야말로 북한체제의 핵심부의 내막을 그대로 파악하게해주는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비서는 김정일우상화를 위해 김정일의 과거 경력을 조작해 후계자가 될 재목임을 인민들에게 과시한 인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김정일의 과거와 현재를 가장 정확히 서술할 수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지로 정부 당국자들은 △김정일의 출생지를 시베리아가 아닌 백두산 밀영으로 만든 일 △그에게 영명한 지도자,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라는 호칭을 붙인 일 △김정일의 생일(2월16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3대혁명소조 운동을 전개한 일등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그가 정통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나아가 황비서가 김정일의 두번째 처인 김혜숙을 중매한 사람인데다 황비서의 처 박승옥이 한때김정일의 어린 시절 가정교사로 알려져 김정일의 결혼사 또는 인격형성과정등에 대한 내밀한 내용도 그의 입을 통해서라면 모조리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 주체사상의 대부격인 황비서가 사회주의사상을 토대로 '우리식 사회주의'인 주체사상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서술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주체사상이 북한 현실에 적용된 이후 그허구성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정통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관계자들은 특히 황비서를 통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온 '김일성의 독침사망설'등 일부 '엉뚱한'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여부를 밝혀줄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뿐만아니라 그가 김일성 사후 북한 권력내부의 동향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을 것이란데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망명한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없는 '정보의 보고(寶庫)'가 열릴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황비서의 서울도착을 손꼽아 기다리며 북한사를 다시 정리할 기대에 들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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