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들은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황장엽의 망명 요청 사건을 일제히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러시아 3대 방송인 관영 RTR와 공영 OPT, 민영 NTV는 13일 뉴스 시간마다 속보를 내보내며 사건의 진행에 관심을 보였다. 방송은 이번 사건이 남.북한 관계뿐 아니라 북.중국 관계에도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최대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14일 "최근 많은 북한인들의 탈북이 있었지만 황과 같은 고위급인사의 망명 요청은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언론들은 황의 망명 동기에의아해하면서 북한 내에서 사상적 갈등이 전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러시아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중국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으며 관련당사자들간에 고도의 외교적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황장엽의 한국영사관 체류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주체사상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황장엽은 1950년대에 모스크바대 철학부박사과정에서 수학했으며 주체사상에 대한 강연이나 외교적 방문으로 러시아를 자주 다녀가는 등러시아에 지인(知人)이 많기 때문에 러시아의 관심은 더욱 비상하다. 극동연구소 한국연구센터 드카첸코 소장은 황장엽을 '침착한 학자 타입'이라고 회상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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