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전문학 가운데 흥부전이 있다.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착한 동생인 흥부와 세상의 온갖 나쁜 짓은 다하는 형인 놀부가 나온다. 지지리도 못사는 흥부와 잘 살지만 마음씨 고약한 놀부의 운명은 제비가 물어다 준 박씨를 심어서 열린 박을 타서 결말이 난다.1960년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 놀부전이 한 작가에 의해 발표되었다. 흥부는 가족계획도 하지않고 많은 자식을 낳아 먹고 살기도 힘들고, 지붕 개량사업등 새마을 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으로 묘사됐다. 반면 놀부는 아들·딸 구분없이 둘만 낳아 잘 기르고 있으며, 지붕개량을하고 리어카를 끌고 마을 길도 넓히는 새마을 운동의 역군으로 표현됐다.
1997년판 흥부와 놀부는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각각 살아가고 있을까? 흥부는 정직하나 융통성이없는 샐러리맨으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놀부는 기회를 잘 타는 사람으로 출세가도를 달려 고급외제승용차에다 호화주택을 가진 부자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격의 관점에서 관찰해 보면 놀부는 자기의 이익만을 아는 얌체족으로, 흥부는 제비목숨을 살리는등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의식있는 시민으로 비쳐질 수 있다. 또 흥부는 자신을 구박해온 형 놀부가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자 도움의 손길을 마다않는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사회복지가의 모습으로 부각되기도한다.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그리고 이웃과 함께 나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흥부가 갈수록 많이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경주대교수·금석학〉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