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危機상황속의 國會역할

제183회 임시국회가 17일 개회됐다. 30일간의 회기로 열리는 이번 임시국회서는 한보사태의 진상규명과 변칙처리한 노동법, 안기부법 재개정문제에 대한 매듭, 황장엽(黃長燁)망명사건, 이한영(李韓永)씨 피습사건등에 대한 사후 수습등 해법을 풀어내야 한다.

특히 한보 사건의 수사를 전담했던 검찰은 외압(外壓)의 실체, 검은 돈의 행방등 의혹을 규명하기는커녕 오히려 궁금증만 증폭시킨 것으로 보는 국민도 많은만큼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항간의 시비를 풀어주기 바란다.

우리 국회는 한보 커넥션 같은 초특급의 비리가 터졌는데도 지난 한달여 동안 멈칫거리며 볼일없는 장외 공방만으로 국민으로부터 비난만 들어왔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의혹을 풀기보다 증폭시킴으로써 검찰을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점인만큼 어쩔수 없이국회에 대해 우리는 다시한번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대출금과 한보차입금 사이에 증발해버린 거액의 행방을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은행 대출금이 4조2천억원으로 밝혀졌는데도 한보측의 차입 장부에는 2조8천억원이기장됐을 뿐이라니, 나머지 1조4천억원이 어디로 갔는지 그 행방을 밝혀내지 못했다. 기껏 21억원의 행방만을 밝힌 검찰수사발표를 제대로 믿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공장건설에는 국제공인의건설단가(單價)가 있는만큼 건설비를 정치적으로 과장 또는 축소시킨다는 것은 넌센스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충분히 사건전모를 따질수있다고 믿어진다.

이번국회에서는 현역의원4명, 장관1명, 은행장2명 구속으로 수사를 매듭지은 검찰수사를 뛰어넘어국민모두가 공감하는 의혹규명이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위해서 여야는 필요하다면 김대통령의차남인 현철(賢哲)씨를 비롯한 누구든 증언대에 세워 국정조사를 벌이고 TV중계를 통해 청문회실황을 방영함으로써 국민감시를 받을 각오를 가져야 한다.

특히 야당은 현철씨에 대해 구두로만 공격할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떳떳한 증거제시로 특혜비리를 둘러싼 여야 공방전의 매듭을 지어야 할것이다.

지금 우리는 한보사건외에 황장엽의 망명과 이한영씨 피습등으로 나라 전체가 위기를 맞고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한보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노동법과 안기부법을현실에 맞게 신속히 매듭지음으로써 국기(國基)를 굳건히 해주기 바란다.

행여 이번 국회에서도 여야가 당리당략을 의식, 공론(空論)에 불과한 정치공방으로 시종한다면 그결과는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들 사이엔 이대로 가다간 3, 4월 '임금협상'과 '대학개학'시즌이 걱정이란 얘기가 공공연하게떠돌고 있음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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