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격조(隔阻)했던 친구를 만나면 "자네 얼굴 좋구만"하고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들이 많다.이는 상대방의 신변 안팎이 무고(無故)해서 얼굴에 병색이나 근심이 어려있지 않아 보기에 좋다는 느낌을 전하는 뜻일게다.
사람들은 누구나 얼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비치며 살고 있다. 거기에는 그 사람의 숨길 수 없는 내면이 외화(外化)되어 나타나 있다. 몸이 아픈 사람은 병색을 드러내게 마련이고, 떳떳하지못한 사람은 불안한 기색을 결코 감출 수 없다. 순간적인 감정변화도 웬만큼 얼굴이 두꺼운 사람이 아니면 금세 나타나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과 성품 같은 깊은 내면세계도어느정도 드러난다. 한 사람의 인상을 살펴 보면 그 사람의 성품이 푸근한지 날카로운지를 짐작할 수 있고 혹은 절망에 빠져 있는지 아니면 희망에 들떠 있는지를 관상가(觀相家)가 아니라도대충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얼굴'이란 낱말은 정신, 넋을 뜻하는 '얼'과 사물의 됨됨이 혹은 모양새를 뜻하는 '꼴'이 합쳐져 만들어진 '얼꼴'에서 유래한다는 설이 있기도 한 것이다.일찍이 링컨은 '사람이 사십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대체로 한사람의 얼굴은 사십세 정도가 되면 그 이미지가 고정된다고 한다. 즉 웬만한 외부의 자극에 동요되지 않는 불혹(不惑)의 나이가 되면 정신세계가 확립되어 더이상 변하지 않으며 따라서 얼굴도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역정을 그대로 담으면서 고착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 어찌얼굴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요즘 여러가지 사정으로 나라안이 온통 우울하다. 한때 위엄있는 얼굴로 뭇사람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던 분들이 교묘하게도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몹쓸 짓을 저질러 줄줄이 하루 아침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형편이 되고있다.
얼굴에 모든 것이 드러난다는 말도 어쩌면 허언(虛言)인지도 모르겠다.
〈(주)우방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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