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혜천원 출신인 송혜와 은주는 올 입시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대학에 나란히 합격했다. 이들은 자신이 자란 복지시설에서 동생들을 돌보겠다며 똑같이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했다. 송혜는영남신학대, 은주는 대구대학교.
송혜(19)는 네 살되던 해인 82년 동생과 함께 대구역 근처에 버려져 아동상담소를 통해 혜천원으로 들어왔다. 외향적인 성격 탓에 학교 생활에 잘 적응했다. 그러나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을까봐"고아원 출신"이란 것을 속였다. 고아라는 "딱지"는 부끄러움이 아니었지만 세상 사람들의 편견을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은주(19)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86년 여름, 부모가 갑작스레 이혼하면서 남동생 명현이(17)와함께 "버려진 아이"가 됐다. 길가에 울고 있던 남매는 대구 시청의 도움으로 혜천원 생활을 시작했다.
말 수는 적지만 혜천원에서 어린 동생들 돌보기를 도맡았을 정도로 은주는 마음씀씀이가 넉넉했다. 여고 친구들에게 고아원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혜천원으로 데려와 같이 공부를 할 정도로 당당했다.
그러나 합격의 기쁨도 잠시 요즘 송혜와 은주는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혜천원가족들의 텅빈 주머니를 바라보며 비싼 학비, 책값, 교통비 등을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용돈은 생각조차 할 수없는 처지다.
정부 지원이 없어 혜천원 조혜란원장(45)과 이부순총무는 곳곳을 다니며 빚을 얻어 이들의 대학입학금을 댔다. 아이들의 노력과 부푼 꿈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송혜와 은주가 1년만이라도 평범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조원장의 호소다.연락처 474-4060. 대구은행 계좌 132-04-118668-002(예금주 구세군 혜천원)
〈全桂完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