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 무얼 남겼나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鄧小平) 사망에 대해 정치권은 20일 일제히 애도의 뜻을 표시하면서 등사망 이후에도 중국의 개혁·개방노선을 비롯한 기본 노선과 대한반도 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등의 사망이 오래전부터 예견돼온 데다, 강택민(江澤民)국가주석 체제가 오랜 기간 시험기를 거쳐안정감을 갖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따라서 황장엽(黃長燁) 망명사건의 처리에도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대부분의시각이고,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기존의 대한반도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것으로 정치권은 점쳤다.신한국당 이홍구(李洪九)대표는 "중국이 합리적 국가이고 개혁·개방이 만들어 놓은 사회적 다이내믹스가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권력투쟁이 야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국회 통일외무위 박관용(朴寬用)위원장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사회주의적 시장경제로 이끌어온 큰 별이 졌다"고 애석해하면서 "등이 오랜 와병중 강주석 체제를 옹립해왔기 때문에 중국의 기본 노선과 대한반도 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위원장은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내 권력투쟁 등을 예견하는 것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통으로 꼽히는 신한국당 이세기(李世基)의원도 "강주석을 중심으로 한 후계체계가 거의 완성돼 등의 사망이 체제동요 등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길게 보면 등이 워낙 큰 인물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의원은 등의 사망으로 한반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혁명 1세대로 김일성(金日成)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등시대의 종막으로 북한이 다소 외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황장엽 망명 처리에 대한 기본 방침은 변하지 않겠지만 중국이 상을 당해 비통한 심정인만큼 문상기간을 감안하면 서울행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신한국당 정재문의원은 "12억명 인구의 존경받는 인물이 타계한 것은 애석한 일"이라며 "등이 최근 몇년간 정계에서 은퇴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반도 정책 등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등을 20세기 세계사를 주도한 한 인물로 평가한 정의원은 그러나 "등이 북한과 가까웠던 인물로,김정일(金正日)체제 유지에 음양으로 도움을 줬던 과거를 생각하면 등의 사망이 북한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보다 과감한 개혁·개방을 통해 인민의 삶 제고를 강도높게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자민련 이동복(李東馥)의원도 "이미 등이 오랜기간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데다 강체제가 확립돼 있어 기본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나 대북관계는 다소간의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의원은 "혁명1세대인 등의 사망으로 북한과 맺은 혈맹관계나 공산주의적 특수유대관계에 의해북·중간 관계에 미쳤던 영향이 사라질 것이며 두 나라의 관계가 현실적 이해관계에 의해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김상우(金翔宇)의원은 다소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김의원은 "현재로서는 강주석이 우위에 있는 것같지만 2인자인 이붕(李鵬)총리와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이 빚어지면 중국이 당분간 보수화 경향을 보일 수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의원은 그러나 "대외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며, 따라서 대한반도 정책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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