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에 늘 물이 흐르게 하려는 '유지용수 방류 공사'가 완성돼 20일 오후 방류식이 열렸다. 방류식에는 문희갑 대구시장과 지역 주요 인사, 시민 등 1천2백여명이 참석해 고적대 퍼레이드 등 축하 및 방류 행사를 지켜봤다. '신천 되살리기' 사업의 완성을 의미하는 이날 방류식은 대구의 상징 같은 신천 역사에 또하나의 획을 긋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신천의 성쇠
신천은 2백20년 전인 177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전에는 상동교 앞의 용두산에서굽어 수도산 건들바위-반월당-동산-달성공원 등 시가지 한복판을 거쳐 달서천을 통해 금호강으로 흐르던 강이었다.
그러나 이 유로에서는 자주 홍수 피해가 발생, 당시 대구판관이던 이서공이 개인 재산을 들여 현재의 코스로 제방을 쌓아 물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새 하천이란 뜻의 신천(新川)이라 불리게 됐고, 제방은 이공제(李公堤)라 불리게 됐다.
하지만 이 신천은 60년대 도시 비대화 이후 상류가 가창댐으로 막힘으로써 물이 줄기 시작했다.또 지하수 개발이 늘면서 강물이 더욱 말라들어 기어코는 마른 강이 되고 말았다.◇신천 되살리기 사업
신천을 되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시민들 사이에 형성되면서 대구시는 87년쯤부터 본격적 신천종합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그 첫째 사업은 하폐수가 신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하폐수 관로 사업. 그러면서 무너미터를 다듬는 공원화 사업을 병행했다. 1백39억원이 투입된 공원화 사업으로 현재 무너미터에는테니스장-롤러스케이트장 등 운동시설이 1백67개소, 25개의 파고라와 96개의 화장실 등 편의시설8백11개소, 미끄럼틀 등 79개소의 유희시설, 광장 20개소, 주차장 16개소가 들어섰다. 다듬어진 무너미터는 모두 24만9천평.
신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이번 공사의 완공은 10년에 걸친 신천종합개발 사업의 마무리인 셈. 이공사는 94년도에 입안돼 3년간 진행돼 왔다. 9.1㎞ 떨어져 있는 무태 입구 하수처리장 처리수를상동교 부근까지 하루 10만t씩 퍼올려 흐르게 하는 것이다. 무려 1백21억원을 투입했다.그러나 물을 그냥 흘려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 이에 중간 중간에 14개의 보를 막아 신천 전구간에 걸쳐 물이 늘 고여 흐르게 보조 장치를 했다. 이들 보에는 항시 35만t의 물이 고여 하상을적시게 한다. 이렇게 되면 너비 50m의 신천 80%% 구간이 늘 깊이 70㎝ 정도의 물을 머금고 있게 된다는 것이다.
◇과제
신천에 흐르게 된 물은 하수를 처리한 처리수. 그런데도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이 3.6㎎/ℓ정도로맑다고 대구시측은 밝히고 있다. 5㎎/ℓ 정도면 낚시를 해도 되는 수준이라는 것이 대구시측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 하수처리는 아직 질소-인 등 부영양화 물질 제거에까지는 투자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물이 고일 경우 썩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물빛까지 맑게 하는 고도처리는않고 있다. 더욱이 현행 법은 하수처리를 BOD 20㎎/ℓ까지만 하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이에 대해 당국은 "상동교에서 방류된 물이 신천을 완전히 통과하는데 이틀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썩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제 성분이 남아 있어 낙차가 생기는 보 지점에서는조금의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하수 처리수인 만큼 깨끗한 자연수와는 다를 수밖에 없어, 그런 모든 문제까지 해결되는데는 안동지역 물이 흐르게 될 때까지 앞으로 몇년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
안동지역 물이 영천댐을 통해 금호강으로 공급되기 시작하면 대구시는 하수 처리수가 아닌 금호강 맑은 물을 퍼올려 신천에 공급할 예정이다. 빠르면 내년쯤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여기다 3년쯤 뒤엔 지산동 소규모 하수처리장을 완공, 그 처리수 4만5천t씩도 추가로 흘려보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흐르는 물의 양이 지금보다 다시 1.5배로 늘어날 전망.
이와 함께 대구시는 신천 관리사업소를 설치, 청소인력과 청원경찰을 상주시킴으로써 관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 교육청과 협조, 신천 주변 27개 학교 3천5백명의 학생들을 참여시켜 월1회 신천 깨끗하게 유지하기 운동도 벌여 나갈 계획이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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