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鄧小平사망 이후

'작은 거인'으로 불리는 대륙의 최고실력자 등소평(鄧小平)이 92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부도옹(不倒翁)''개방 개혁의 총설계사'란 화려한 별명을 별도로 갖고 있던 등의 사망으로 중국은'등소평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지난 20여년동안 탁월한 전략과 카리스마적 권위로 중국을 통치해온 등은 자신의 사후에 대비,안정적 후계구축에 심혈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은 목표미달인 상태다. 등은 89년 천안문사태를 무력진압한 후 강택민과 이붕을 총서기와 총리로 발탁했으며 특히 강에게는 당과 중앙군사위 주석직은 물론 국가주석직까지 겸임케하여 후계자로 양성했었다.

현재의 중국을 이끌고 있는 강·이의 쌍두마차체제가 등의 사망후에 당장 흔들리거나 전복할 위험은 발견할 수 없지만 권력핵심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중 어느 누구도 등에 필적할만한 명성·실력·카리스마를 확보치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강주석은 98년까지 국가주석과 당총서기직을 수행토록 인민회의에서 승인받았기 때문에 등의 사후라도 권력기반은 일단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추진해오던 개방·개혁정책도동요없을 것이며 대한(對韓)·대북(對北)정책등 외교정책도 괄목할만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고속성장에 따른 난제들을 안고 있는 중국경제가 원만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엔 그것이바로 권력투쟁의 불씨가 될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외에도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는 인플레, 중앙-지방간의 반목, 연안과 내륙의 소득격차, 농촌의 황폐화, 국영기업의 적자등을꼽을수 있다.

만약 현체제가 경제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정치기반까지 흔들리게 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강주석의 정치적 라이벌로는 항상 권력기반 정지작업중에 걸림돌로 버텨왔던 교석(喬石)이 첫째이며 보수의 핵심인 이붕(李鵬)도 만만찮은 존재이며 군부에서 입김이 센 양상곤(楊尙昆)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것 같다. 이외에도 파벌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군부의 관리장악이 신지도부의 숙제이자고민이 아닐수 없다.

중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우리는 등소평 사후에 중국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혼란에 빠진다거나 권력투쟁으로 인한 난맥상에 휩쓸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또 세계를 이끌어가는 지도국으로 국내정치는 물론 대외정책까지 순리의 바탕위에서 합리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해 주기 바란다. 특히 대북한 문제에 임할때 좀더 신중해 줄 것과 지금 현안인 황장엽비서의 망명문제도 보편타당한 원칙위에서 해결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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