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소평 사망후 한-중관계 전망

중국의 최고 실권자 등소평 사망은 한국과 중국의 양자관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즉, 한중관계는 현재의 구도를 거의 그대로 유지할것이라는 견해다.

등의 죽음이 중국의 현대사에 획을 긋는 일대 분수령임에는 틀림없지만 등이 오래전에 강택민국가주석과 이붕총리, 교석 전인대중앙상무위원장 등 혁명 3세대 지도핵심을 중심으로 후계체제를다져 놓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강주석, 이총리, 교위원장 등이 모두 등의 사상을 충실히 따르는 후계자로서 '동지'들이어서 서로권력투쟁을 벌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방국(吳邦國) 호금도(胡錦濤) 온가보(溫家寶) 등 50대의 차세대 핵심도 건재해 내부적인혼란은 생각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강주석 중심의 현 집단지도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국내의 개혁·개방정책과 평화공존을 표방해온 대외정책도 지금과 같은 기조위에서 계속 추진될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이는한중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교 5년을 맞는 현재의 한중관계의 깊이가 특정 사안에 따라 가볍게 영향받지않을 정도로 굳건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92년 8월 수교시 한중 양국은 경제교류와 협력이라는 제한된 관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정치는 물론 군사·문화·환경 분야에까지 그 폭을 급속히 넓혀감으로써 그야말로 '동반자'로서의관계를 굳건히 닦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 정치적 분야에서는 여전히 '북한'이라는 존재로 인해 어쩔 수없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경제적인 관계 확대는 그야말로 눈부신 것이었다.

96년말 현재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한국의 제3의 교역국이며 한국은 중국의 제4위의 교역국에 달할 정도로 양국은 끊을수 없는 관계를 유지해 오고있다. 지난 4년동안 6차례의 정상회담을비롯한 양국 고위인사들의 활발한 교류는 양국의 정치적관계의 현주소를 대변해준다.따라서 중국의 현 지도부는 남한을 중요한 경제협력 동반자로 삼아 지금까지의관계를 더욱 강화,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의 장래가 북한보다는 한국의 주도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중국으로서는 한중관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보고 있다.

다만 중국의 현 지도부는 등이 사망, 불가피하게 내부 체제정비및 단속에 주력할 수 밖에 없을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한반도상황이 현상을 유지하길 바랄 공산이크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진가가 어김없이 발휘되는 한반도 문제가 중대한 사안을 두고 고비를 넘을 때면 양국의 관계가 검증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남북한이 극도의 긴장상황에서 중국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황장엽비서망명사건의 향후 처리 방향을 보면 중국이 나아갈 바를 상징적으로 살펴볼 수있을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등소평이라는 혁명 1세대의 존재로 인해 사회주의 혈맹인 북한에대해 '유일한 후견자'로서 한국의 입장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등 '이중성'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었다.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계속 추진한다고 하지만 북한은 사회주의 형제국으로서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체제간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기때문에 중국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존재인 것은 물론이다.하지만 김일성과 등의 생존시 혁명 원로세대간에 끈끈하게 이어져온 유대관계와이를 토대로 이뤄진 두터운 혁명 동지애는 확실한 속도로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은 대한반도 문제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경우 이전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표안나지만 묵묵하게' 한국에 대한 실질적인 협조를 보여줄것으로 기대된다.그동안 어쩔수 없는 양국 관계의 한계로 지적돼온 중국이 남북한에 취하고 있는'실리와 의리'라는 이중잣대가 어느 정도 해소돼 한반도의 단일 실체로 한국을 받아들일 수있는 분위기가 한결농후해 질 것이란 전망을 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결국 중국 최고 실권자인 등이 사망했다고 하지만 한중 양국이 이에 대비한 충분한 마음의 준비를 한 만큼 한중관계에 중대변화는 초래하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