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한 중국 최고지도자로 자리잡아온 등소평이 사망함에 따라 중국 권부는 그의 후계문제를둘러싸고 당분간은 집단지도체제로 순탄하겠지만 곧 수면에 드러나지않는 격렬한 내부 권력투쟁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대외적으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실질적 활동을 중단했음에도 불구, 존재 자체만으로도 지도권력의 버팀대 역할을 해온 등이 사라짐에 따라 중국권력 핵심부는 내부세력 간 갈등이 표면으로 솟아오르지 못하도록 막아온 안정판을 상실한 셈이다.
특히 급속한 경제개혁을 추진해오면서 사회 각부문에 걸쳐 불안정과 취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한중국의 현 상황으로 볼 때 권력핵심층의 내부투쟁은 즉각 정치, 사회적 혼란기로의 이행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등이후 중국 지도권력 향배의 가장 큰 문제점은 5척단구의 왜소한 체구인 등이 가지고 있던강력한 카리스마와 부동의 권력기반을 겸비한 확실한 후계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이같은 상황으로 볼 때 당분간은 중국공산주의 전통에 따라 집단지도체제가 등이후의 중국을 잠정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도단계의 집단 지도체제는 국가주석, 당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3개 핵심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며 외견상으로도 등의 후계자격인 강택민국가주석(70)이 이끌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있다.
그러나 권력투쟁이 노골화되면서 전면적으로 전개될 경우 강은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만한 개인적능력과 권력기반을 갖추지못하고 있어 그저 과도적 지도자 이상의 역할을 해내기 어려울 것으로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중국 권력투쟁 양상의 특징은 오늘 아무리 많은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도 내일의 운명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늘 강이 가지고 있는 3개 요직을 함께 차지하고 있던 마지막 인물은모택동의 뒤를 이은 화국봉이다. 그는 권력투쟁이 본격화되면서 바로 등에게 밀려나 오늘날까지도 정치무대의 뒤켠에서 늙어가고 있다.
최근들어 강이 국가 원로지도자의 역할과 이미지를 강화하고 군부와의 관계도 상당히 굳혀놓고있지만 아직도 국가정책 최고결정권자의 위치에까지 오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며 결국 자신이처해 있는 이같은 현실을 깨닫고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 수 없게될 것으로 보인다.강과 함께 권력투쟁의 최전선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들은 이외 경제부문에서 급속 부상한 이붕총리와 주용기 상무부총리, 교석전인대 상무위원장을 꼽을 수 있다.
이같은 최일선의 바로 뒤에는 현재 당과 군에 광범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또 향후 권력향배에상당한 발언권을 행사할 원로세력들이 포진하고 있다.
문제는 등이후 후계권력의 모습이 어떻게 되든 중국이 전례없는 경제, 사회적 격변기에 놓여있는상황에서 권력이행이 동시에 진행될 수 밖에 없어 정치적 불안정이 고조될 것이라는 점이다.중국이 외견상 평화속에서 단합과 성장을 구가하고있는 듯 보이지만 이를 뒷받침해온 등이라는존재가 사라진 지금은 그동안 억눌려온 사회, 경제적 부작용과 문제점들이 수면위로 급속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 분석가들도 불확실성으로 가득찰 수 밖에 없는 중국 권력이행기가 개혁정책추진상의 결정적시기와 맞물리게 된 점을 가장 큰 곤란점으로 지적한다.
대체적인 전망은 일단 6개월에서 1년간의 애도기간 중에는 현존 당 지도부의 단합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면서 내부 권력투쟁은 수면하에서 시동상태에 들어가는 1단계를 맞게될 것이라는 데 일치하고 있다.
이어 개인간, 세력간 권력투쟁이 점차 노골화되는 반면 이를 잠재울 등의 카리스마가 없어진 현실상황에서는 총의에 의한 집단지도체제가 현실정치에서는 이상에 불과할 뿐이라는 점이 점차 확연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가장 큰 불확실성은 과거 새로운 정치권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인민해방군의향후 거취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이제 군은 인민과 당중앙을 위해 봉사해야 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자체가 거대기업화 됐다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중국 군부는 스스로가 권력투쟁으로 인한 심각한 위협아래 놓이지 않는한 이에 말려들어가기를 꺼릴 것으로 보이며 향후 군부 동향의 핵심도 군이 어느정도까지를 자신들이 지켜야할 경제적 이익의 테두리로 삼고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관측통들은 지적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권력투쟁의 와중에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인플레와 도농간 소득격차 등으로 인한 불만과 갈등에서 비롯된 소규모 폭동이 빈발했던 점으로 볼 때 대규모 민중소요 발생 가능성을 전혀 무시할 수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천안문 사태에서 교훈을 얻은 중국 정부는 현재 대규모 소요사태를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사회적사전경보장치라 할 수 있는 치안감시망을 강화해놓고 있지만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지역에서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처해본 경험이 없다.
농촌지역 폭동사태가 발생, 정치운동으로 폭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실제 이같은 움직임이 일어나면 파멸적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