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관대첩碑 망향의 90년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임진왜란때 조선의병의 활약상을 담은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가 90년째 망향의 설움을 겪고있다.

나라없는 주인으로부터는 잊혀지고 신대동아공영(新大東亞共榮)을 꿈꾸는 일본에게는 4백년전자기네 선조들의 만행을 웅변하는 대가로 버림받는 신세가 돼버렸다.

이 비는 1908년 러일전쟁후 함경도 지역에 주둔해 있던 일본군 제 2사단 미요시 나리유키(三好成行) 중장이 "일본의 조선지배에 불합리한 사실을 기록하고 조선인의 자긍심을 심어준다"는 이유로 1908년 일본으로 가져가 명치천황에게 헌납했다.

야스쿠니 신사 유취관(遊就館)앞에 있는 북관대첩비는 높이 2m, 폭 65㎝ 크기이며 비명의 전서본문은 해서체로 3명의 문관이 공동 집필했다.

함경북도 길주 남쪽 임연역에 있던 이 비는 임란때 이곳을 침범했던 가등청정(加藤淸正)휘하 왜군의 만행과 의병장 정문부를 비롯한 조선의병의 활약상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일본 신사측은 "이곳을 참배하는 일본인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수치스럽게 여긴다"는 이유로 재일거류민단 관계자에게 반환의사를 표시한 것.

김용우씨(재일거류민단 도쿄본부 부단장)는 "자기네에게 불리할때는 거침없이 내팽개치는 것이일본의 속성이다"며 "우리 조상의 승전비가 일본 신사에 있는 것은 한·일 양국 모두에게 좋지못한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서예가 이봉호씨(64·대구시 수성구 범어동)를 비롯한 금석문연구가들은 북관대첩비 반환을 위한 민간모임을 구성키로 하고 이어 일본신사회측과 반환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