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일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사상시비로 다시 소란을 빚은 통일 외교 안보분야를 끝으로대정부질의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번 임시국회 대정부질의도 과거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대정부질의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수준이하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한마디로 한보사태를 다루기 위해 소집한 임시국회 대정부질의에서 한보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못했다는 것이다. 매일 10여명의 여야의원들이 질의에 나섰지만 한보철강에 대한 금융특혜와 인허가 과정에 대한 집중적인 의혹제기나 경제회생 방안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하지도 못한채 시중의 온갖 루머와의혹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국민회의측이 김영삼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한보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권을 몰아붙이자 신한국당은 느닷없이 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전력과 사상시비등 색깔론을 꺼내 급기야 통일 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이 하룻동안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그 이후 여야는 연일 폭로와 의혹제기로 난타전을 계속했다. 이번 대정부질의는 소문난'설(說)잔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10여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보관련 의혹규명에는 한발짝도 접근하지 못하고 의혹만 양산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오히려 한보와는 관련없는 색깔론 시비만 재연함으로써 국민들의 정치불신풍조를 부채질했다는평가를 자초했다.
국민회의측은 김현철씨의 한보자금 수수설 등 김씨의 한보관련 의혹설을 집중적으로 제기했고신한국당은 김대중총재의 한보로비자금 수수설과 색깔론으로 맞불작전을 폈다. 검증되거나 근거가 제시된 의혹은 하나도 없어 여야 모두 무책임한 폭로전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답변에 나선 이수성국무총리나 국무위원들도 별다른 부담없이 여야의 정치공세를 받아넘길 수 있었다.
물론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에 대해 여야는 한 목소리로 정부측의 책임과 자성을 촉구했다. 신한국당의원들의 공세도 야당에 못지 않았다. 신한국당 남평우의원은 김대통령을 포함한 3김의 대선자금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가 속기록에서 삭제하는 해프닝을 연출, 여권지도부를 당혹케 만들기도 했다. 한보사태이후 여권의 분위기가 상당히 이완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다.대정부질의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도 낙제점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장은 절반이상이 텅텅비곤 했다. 심지어 의사정족수인 재적의원 5분의 1인 50명을 채우지 못해 김수한국회의장이 연일 본회의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진지한 국정논의보다는 무책임한 소문과 의혹을 제기하고정부측은 무성의한답변으로 일관한 것이 우리 국회 대정부질의의 현주소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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