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건총리 발탁배경

김영삼대통령이 4일 새총리에 고건 명지대총장을 발탁한 것은 무엇보다 그의 풍부한 행정경험과깨끗한 이미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대통령은 문민정부에서는 처음으로 관료출신을 새총리로 기용해 임기말에 동요하기 쉬운공직사회를 다독거리고 새총리가 국정파악에 오랜 시간을 보내게 할 수는 없다고 판단, 이미 행정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현직 대학총장으로 학계인사로서의 이미지도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고총장은 서울에서 성장했지만 전북 옥구출신이다. 그동안 김대통령에게 쏟아졌던 특정지역편중인사의 비판도 상당부분 덜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고총장은 오랜 관료생활과 정치인 경력에서도 청렴한 처신과 주변관리가 엄격해 이렇다할흠이 없는 인물로 꼽힌다.

실제 고총리는 노태우대통령 재임때인 90년당시 수서택지 특혜공급의 외압을 물리치고 끝까지 수서아파트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다가 한보측의 전방위 로비로 고위층의 미움을 사 물러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비리척결과 화합정치를 강조하는 김대통령으로서는 경륜과 함께 이같은 차별성·청렴성을 새총리의 큰 덕목으로 꼽았을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한편 청와대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변화도 거론하고 있다.

1주일전부터 이름을 흘려 공개적으로 여론평가를 받는 모양은 그동안 김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철벽보안' '깜짝인사'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앞으로 김대통령 자신은 국정책임자로서 대북문제등 외교·안보와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고, 총리에게 내각을 지휘하는 확실한 권한을 준다는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도 점쳐지고 있다.

신임 고총리 기용에 대한 야당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어서 국회임명동의안 처리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여권관계자들은 긍정평가를 받는'고건 카드'가 김대통령의 향후 시국수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吳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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