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논술고사에 객관성 확보를

어떻게 하면 좋은 학생을 뽑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대학의 고민이다. 양질(良質)의 학생들이 모여들게 하기 위해 대학환경을 정비하고 첨단실습기자재를 장만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한다. 또우수교원을 확보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결국은 좋은 학생들을 선발해서 알찬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고자 하는대학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에 다름아니다. 그래서 수능성적이 우수하고 고교시절의 학생활동도 사회적 기여도가 있느냐 없느냐까지 살핀다. 그래도 부족해 일부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논술고사다.

기초학력을 든든히 갖추고 또 학생부 내용도 좋아야 하지만 학생의 사고력.이해력.문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논술고사성적이 우수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대학은 보고있는 것이다.그런데 좋은 학생을 뽑기 위한 확실한 방법의 하나로 여겨온 논술고사가 출제문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한국철학회에 의해 밝혀져 그동안 수험생들이 농락당해온 느낌을 갖게한다.철학회가 논술고사를 채택하고 있는19개대학의 97학년도 논술문제를 분석해본 결과 채점자의 주관성이 개입될 여지가 있거나 문제자체가 모호한 내용이 적지않게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논술채점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대학의 논술문제중 예만 몇가지 든다면, 우리사회에서 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권장해야 하는지 여부 를 묻는 제목이 있나하면, 과학자의 발견과 발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가지 요소와 의미 등의 제목도 보인다. …엉뚱한 생각… 은 아마도 기발한 착상.관습.관행의 파괴.발상의 전환등의 의미를 찾고자한 것으로 보이는데, 엉뚱한… 이라는 표현을 해 우스꽝스럽게 된것이다. 과학자의 발견과… 란 제목도 매우 추상적이어서 답안지 작성이 곤혹스러울 것같다.논술고사의 본래의 취지는 통합교과적 범위안에서 비판력과 이해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또 창조적 능력개발의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학간의 그야말로 엉뚱한 경쟁심리가작용해서인지 난삽(難澁)한 제목들이 많은 것이다. 제목이 애매모호하니까 답안작성자들의 표현내용도 중심을 잡지못하게 되고, 채점자의 주관에 따라 점수가 왔다갔다 할 여지가 생길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대학당국은 객관성.공정성 확보를 위해 복수채점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으나98학년도부터는 철학회의 이번 지적을 받아들여 간결한 제목의 출제도 물론이려니와 학생들의 폭넓은 독서와 사색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 선정에 좀더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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