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 경제지원에 군침

지난해 12월17일 페루의 리마 일본대사관을 게릴라들이 점거함으로써 시작된 인질사건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이 4일 범인들을 자국에 받아들일 뜻을 밝힘으로써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됐다.

처음 습격당시에 3백여명이었던 인질들은 3일만에 한국대사등 39명을 석방한 후 다섯차례에 걸쳐인질들을 석방, 현재 72명이 남아있다.

그동안 페루정부는 8회의 예비회담을 가지며 해결책을 모색했으나 상황은 어려워지기만 했었다.게릴라들의 출국문제에 해결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이번 카스트로의장의 의사표명은 사태를 긍정적 국면으로 볼수도 있다.

현재에서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비상근무중인 일본 정부측 대표단은 일단 카스트로의 제의를 환영하고 나섰다.

그동안 관계각국은 쿠바가 당초부터 사건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보고카스트로 의장의 동향을주목해 왔었다.

투팍 아마르(MRTA)혁명운동은 민족주의, 반미제국주의와 연대한 쿠바혁명 특히 체 게바라의 사상을 행동지침으로 내걸고 투쟁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쿠바혁명을 이끌어오며 세계 좌익운동에 영향력을 가진 카스트로의장의 수용의사발언은 인질범들에게 있어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장애가 남아있다.

특히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과 카스트로의장간의 어떤 거래가 오갔는지 확실치 않고 인질범들의동의도 아직 미지수이다.

쿠바는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을 통한 이익과 국제적 지위향상을 노리고 있다. 페루정부도 쿠바에경제적 이익을 보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카스트로 의장이 표면적으로는 "타산적이 아니고 윤리의문제"라고 말했으나 미국의 경제제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쿠바가 국제사회에서의 지위 향상을노린 것은 분명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NHK방송은 5일 범인측이 "쿠바의 수용의사에 대해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있으므로 지금은 동의도 반대도 할 수 없다"며"평화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페루정부가 결정을 해야한다"고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다수의 제3국 외교관과 민간인이 아직도 인질로 남아있고 이번 사건은 페루 국내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일본측이 일방적으로 대응방안을 결정하는 것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따라서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서 페루와 일본은 다른 제3국의 의견도 무시할수 없기 때문에 해법을 찾기가 더욱 어려운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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