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팔현마을-국내최대 철새 집단번식지

"대구수성구"

왜가리 도래지(서식지)로만 알려진 대구시 수성구 고모동 팔현 마을이 국내에서 유일한 황로 번식지일 뿐아니라 국내최대 규모의 백로과 '철새 집단 번식지'로 밝혀졌다.

팔현마을은 또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를 비롯 희귀종인 중대백로,해오라기등 30여종,2천여마리가넘는 철새 집단도래지로도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동안 대구 수성구청의 의뢰로 팔현마을 일대에 대한 조류생태계 조사를 펼친 경북대 박희천(50·생물학과) 교수팀에 의해 확인됐다.

박교수팀의 1차조사 결과에 따르면 팔현마을 일대 야산에 백로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여름철새인중대백로,황로, 해오라기 등이 집단 번식하고 있다는 것.

주요 번식지는 팔현마을 뒤편 산 4백74번지 속칭 형봉산으로 중대백로가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황로와 해오라기 각각 10%%, 왜가리 5%%순으로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다.특히 황로의 경우 둥지에서 자라는 어린새 및 암수 2백여마리가 함께 관찰됐으며 중대백로도 어린새끼가 다수 발견돼 이 지역이 백로과 철새의 주요 번식지임이 확인됐다는 것.조사팀은 백로과 여름철새 외에도 찌르레기, 물총새 등 여름철새 14종과 검은등할미새,청둥오리등 겨울철새 10여종, 황조롱이 박새 등 텃새 13종을 합쳐 모두 37종의 철새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2천여마리가 넘는 대규모 백로의 번식지가 낙동강 수계에서 발견된 것은 생태학적으로큰 의미를 지닌다"며 "해오라기와 황로의 도래지가 확인된 적은 있으나 번식지가 공식 확인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라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이어 "팔현마을 일대가 수십년간 군사보호 구역과 그린벨트로 묶인데다 최근 금호강 상류지역의 물이 맑아져 대규모 철새 군락지가 조성된 것같다"면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조사와보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마을주민 이종락씨(45)는 "10년전부터 왜가리가 마을 뒷산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으며 몇년전부터는 각종 철새들까지 떼지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팔현마을 일대는 지난해 3월 수성구청이 왜가리 서식지로만 지정했을뿐 철새번식지와 도래지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나 보호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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