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대학병원에서 생긴 일이다.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영촬영을 위해 예약시간에 맞추어 미리 제6촬영실 대장조영촬영대위에 눈을감고 누웠다.
사진촬영 기사는 '좌로 30번 구르시오. 다시 우로 30번 구르시오' '이거 끼울때는 ××표시가 왼쪽 뒤로 가도록 끼우고'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눈을 잠깐 떠보니 그는 사진판(?)을 들고 누군가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 대장의 ××부분의 모양이 튀어나와 보인다'는 등 누워있는 환자의 통증과 거북함은 안중에도 없는듯 이것저것 설명만 하고 사진은 찍지 않았다.
눈을 다시 떠보니 옆에 한사람이 따라 다니며 실습을 받고 있는듯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는 다시 '배에 이렇게 공기를 집어 넣으면 창자가 부풀어 잘 보이게 된다'며 다시 호스로 압력을 가해배를 압박했고 찢어지는 아픔이 계속됐다.
그는 또 항문에 끼운 호스에 바람인지 흰약인지 압력을 주어 집어넣었고 배와 항문이 찢어지듯아팠다. 그는 "배가 조금 더부룩해도 참아요"라며 같은 일을 몇번인가 반복하다가 그대로 둔채 자기들끼리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대로 있는 나로서는 아프기도 하고 시간도 바쁘고 하여 참다못해 "여보세요 좀 빨리 찍어주세요"했더니 바로옆에서 큰소리로 "좀더 기다리면 진짜 찍는 사람이 와서 찍을테니 그때까지 기다리세요"하는 것이었다.
결국 사진은 찍었지만 실제 사진찍는 시간은 불과 15분내외정도인데 사진촬영대에 누워 고통과싸운시간은 1시간은 된 것 같다.
나는 ㄱ병원의 환자대하는 자세에 실망과 배신감을 느꼈다.
환자의 아픔, 고통은 생각하지 않고 실험이나 교육자료로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고통받는 환자가 내가족'일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그럴수 있었을까.
김일진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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