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한국 전국위 이모저모

13일 오후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신한국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당의 새간판으로 지명된 이회창대표는 이날 대표직 수락연설,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마치 오랜 기간 연습이나 한듯 매끄럽고 자신에 찬 태도로 이날의 주인공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대표는 전국위원회 직후 행사장에서 가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예외없이'노타임 즉답'으로 응수하는가 하면 '함정'이 있는 질문에도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기자들의 질의보다 응답이 오히려 더 짧은 적이 많았다는 것도 이례적.

그가 대표가 되기 전 언급해온 것으로 알려진 '대표는 경선에 나서면 곤란하다'든가 '대선후보조기가시화'주장 등에 대한 문제가 주요 질의사항. 그러나 그는 두 대목 모두 자신이 직접 밝힌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자와 관련,"다만 경선이 공정하게 돼야지 대표의 개인적사정에 따라 공정성이좌우되는 것은 아니라는 일반론을 피력한 것"이라고 말했고 후자인 후보 조기가시화에 대해서도"어떤 시점을 잡아 말한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전자와 관련, 특히 "대표와 후보경선 출마여부는 관계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추후 논쟁거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듯 쐐기를 박아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떻든 대표직 수행자체가 '구조적'으로 프리미엄이 아니냐는 질문이 잇따르자 그는 이젠재기(才氣)를 보인 답변으로 피해 나갔다.

"대표로서의 직무사항은 반드시 수행할 것이고 이것이 대선주자로서 프리미엄이 있다거나 불공정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당 대선주자들이 그런 것을 트집잡지 않을 만한 경륜과 포용력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술 더 떴다.

그는 또 김현철씨 국회증언 문제와 안기부법 등 정치현안들과 관련 "국정조사 등은 법이 정한 절차와 취지대로 할 것"이라며 "지켜보면 알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앞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을 비롯, 1천5백명의 전국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전국위원회에서 신임대표로 지명된 이대표는 3분여의 수락연설을 통해 오로지 단합을 주제로 한 웅변조로 5차례의 박수를 유도해 냈다.

이대표는 "당은 지금 창당이래 가장 어려운 시련을 겪고 있다"고 현시국을 진단하고 "우리 모두총재님을 중심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돼 이 난국을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

이대표의 다소 흥분된 어조와는 달리 치사에 나선 김대통령은 같은 주제로 10분에 걸친 치사를하면서도 밋밋한 어조의 낭독형이어서 단 한차례의 박수를 받는데 그쳐 대조를 이뤘다. 김대통령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과 결속"이라면서 "신임 이대표를 중심으로 미래를 향해, 승리를 향해 달려가자"고 말했다.

특히 이날 대회 도중 연단에선 이대표의 지명에 강한 반발을 보였던 이한동고문이 옆좌석의 박찬종고문 손을 잡고 귓속말을 나누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반(反)이회창 전선'구축의 서곡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裵洪珞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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